[단독] 문재인 "우리 당 잘 돌아갑니까? 요즘 신문 잘 안 봐서.."

강태화 2016. 2. 12.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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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영입 이후 더민주 달라져총선 여당 과반 저지 쉽진 않을 것안 나간다 하니 오히려 출마 요구한때 김무성 대표 지역구도 권유동부벨트 인재 못 데려와 아쉬워국회 본격적으로 열면 정치 복귀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참 큰일대북제재는 중국과 공조해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10일 양산 자택 인근 산책로에서 대표 사퇴 후 심경을 처음으로 털어놨다. 문 전 대표는 “여기 바람 한번 들면 (여의도 정치권)가기가 싫어진다”고 했다. 뒤에 있는 개는 반려견인 풍산개 ‘마루’.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2시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택. 집 앞에서 3시간30분째 기다리고 있는 기자 앞에 문 전 대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섰다. 차에서 내린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지난달 27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양산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를 만났다. 그는 기자의 손을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곤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큰소리로 주문을 했다.
밥 줘. 나 배고파, (기자 몫까지) 한 그릇 더~.”
식탁에 앉으면서는 “인터뷰는 아닙니다”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가 평양식 ‘온반’(국수와 고기를 얹은 국밥)을 내왔다. 게장과 김치, 깍두기를 곁들였다.

그는 식사 내내 말을 아꼈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얘기를 꺼내자 눈이 휘둥그레져 “폐쇄요? 정말?”이라고 되물었다. “참, 큰일이네…. 대북제재는 중국하고 공조해야 할 텐데 말이야”라고도 했다.

그는 정치 현안을 물어도 개성공단 얘기로 답했다. “개성공단 폐쇄건은 진짜 그렇게 결정하면 안 되는데. 지난번에도 ‘정치와 무관하게 공단은 지속한다’고 합의하고 재개하지 않았었나요”라고 했다.

▶관련 기사
① [단독] “노무현·김정일 수시로 직접 통화했다”
② 손학규 “박 대통령, 평화 위해 북한 정권 인정해야”

문 전 대표는 ‘언제 여의도 정치에 복귀할 거냐’는 질문에야 “우리 당 문제면 안 가도 될 것 같은데, (2월)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어쩔 수 있나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임시국회는 시작됐는지 물었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대북규탄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모르고 있었다.
오늘 본회의에선 뭐하나?”(문 전 대표)
대북결의안만 처리한다고 하자 “그거만 한다고 본회의를 열어요? 대단하네”라고 받았다.

1시간 가량의 식사를 마치자 그는 “구두 신고 왔죠?”라고 물었다. “운동화를 신었다”고 하자 “그럼 같이 나갑시다”라고 했다. 직접 만든 나무 지팡이를 집어 든 문 전 대표는 풍산개 ‘마루’와 함께 산길을 오르다 기자에게 물었다.
우리 당 요즘 잘 돌아갑니까?”
“요즘은 언론 안 보고 있는데, 신문도…”라면서 한 질문이었다.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당 내외 논란 등을 전하자 “하하하” 웃으며 “이제는 뭐 (당) 자체가 달라졌죠. 김종인 위원장도 모셨는데 누군(조응천)들 안 됩니까”라고 했다. 영입작업이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보다 유권자들 생각이 더 건강한 거죠”라고 말했다.

Q : 여당의 과반 저지를 목표로 언급했는데요.
A : “뭐… 그게 쉽나요. 야권 분열이 안 돼도 정치 지형상 어렵죠. 실제로 우리가 과반을 가져본 게 탄핵 이후뿐이니까.”
Q :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막지 못했습니다.
A : “(말을 흐리며) 뭐, 그것도….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못 만들어서 국고 보조금 못 받는다고 하죠? 이제 선거로 교섭단체가 되든지 해야겠네요.”
Q : 대구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 제안을 했다 거절당했는데요.
A : “(중앙정치보다 지역에 집중하는) 김부겸 의원 본인의 스탠스가 지금 대구에서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실제로 성공 가능성도 있고. (여권과) 각 세우려는 (비대위원장) 역할을 하려고 하지 않지. 걱정인 게 노무현 전 대통령도 총선 전에는 20%까지 앞서다 막판에 점점 더, 끝내 지는 걸 봐왔기 때문에…. 그래서 그분에게 좀 더 크게 놀아라(라고 제안했다는 의미)….”
Q : 최근에 부산 사상 배재정 의원 사무소에 갔나요?
A : “(지역)위원장 넘기고, 후보도 넘기니까, 애프터서비스도 해달라는 거지.”
그는 당 혁신위원회가 당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출마’를 명시하자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당내) 젊은 층에선 ‘김 대표를 깨든지, 깨져도 의미가 있다’고 했지만 권노갑·김원기·임채정씨 등 원로들은 ‘상대 당 대표는 배려해야지 쓰러뜨린다고 표적 삼아 하는 게 아니다. 정치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만류했지요.”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 총선이 끝나고 내가 내 선거(부산 사상)에 매여서 수도권 지원을 안 했다는 게 공격 포인트가 됐는데. 그렇다고 (내가 출마한) ‘낙동강벨트’도 성공한 것도 아니고. 수도권에서 5% 이내로 진 승부가 많아 그런 소리 할 만하죠. 그래서 이번에는 내 선거를 안 한다고 했더니 거꾸로 출마하라는 건데, ‘부산에 출마하라, 서울에 하라’ 다 달라가지고….”
아직 뚜렷이 결정하진 않았다는 답변이었다. 하지만 측근들은 ‘출마’보다는 ‘지원유세’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1시간여 산길을 동행한 뒤 돌아온 집 앞에는 최근 출마를 선언한 더민주 예비후보가 예고 없이 찾아와 기다리고 있었다. 문 전 대표는 처음 만난 후보자 일행에게 “함께 올라갑시다”며 대문을 열어줬다. 그러곤 예비후보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진을 같이 찍었다.

지난해 추석 때 양산 자택에 머물면서 문 전 대표는 “(산책로에) 물봉선과 떨어져 깨진 홍시감… 마당엔 금목서와 은목서 꽃향기… 이것들을 모두 버리고 나는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기자에게 향기가 진해 ‘만리향’이라고 불린다면서 마당에 심은 금목서·은목서 나무를 차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쳇바퀴 돌듯이 그 안(정치권)에 있어야 뭐든 ‘그러려니’ 하고 가는데, 여기 바람 한번 들면, (여의도) 가기가 싫어지죠”라고 했다. 

양산=글·사진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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