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오타니 상대 안타..빅리그 좌절 아픔 날렸다

김식 입력 2016. 2. 12. 00:53 수정 2016. 2. 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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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 기자, 스프링캠프를 가다] 애리조나서 만난 롯데 3번타자
빅리그 진출 실패의 아픔을 잊고 몸을 만들고 있는 롯데 황재균. 11일 니혼햄과의 평가전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유일하게 안타를 뽑아냈다. [피오리아=김식 기자]
오타니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는 류현진(왼쪽)과 허구연 해설위원(오른쪽). [피오리아=김식 기자]
오타니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스포츠 콤플렉스.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관계자 50여 명이 일본프로야구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오타니가 2016년 첫 실전 피칭을 하는 경기였다.

정규시즌 개막이 두 달 가량이나 남았는데도 오타니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를 뿜어냈다.

 이날 경기는 오타니의 MLB 쇼케이스 같았다. 1회 말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잡았을 때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에서 한국 대표팀이 그에게 완벽하게 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 3번 타자 황재균(29)이 오타니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오타니는 이날 황재균에게만 안타를 맞았고, 2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황재균은 4타수 3안타를 기록(경기는 1-1 무승부)했다.

MLB 진출 전부터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타니와 최근 MLB 진출에 실패한 황재균이 묘하게 부딪혔다. 황재균과 오타니의 투구를 복기해봤다.

 - 오타니의 빠른 공을 받아쳤는데.

 “오타니는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시속 160㎞ 이상의 공도 던졌다. 그 때는 못 쳤다. 오늘은 전력투구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안타를 쳤다고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 9회 좌중간 타구를 때린 뒤 3루까지 달렸다. 평가전인데 무리한 건 아닌가.

 “조원우(45)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강조하신다. 기본에 충실하고, 좀더 집중하는 걸 원하신다. 무조건 3루까지 간다고 생각했다.”

 타격만큼 인상적이었던 게 그의 스피드였다. 지난해 황재균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반복한 끝에 벌크업(bulk up·체중 증가)에 성공했다. 덕분에 6월까지 20홈런을 쳤다. 상반기에 개인 최다 홈런(2009년 18개) 기록을 경신했지만 나머지 3개월 동안 6홈런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 체력 유지를 위해 몸을 가볍게 만든 것인가.

 “지난해 체중이 100㎏까지 나갔다. 그렇게 큰 몸으로 시즌을 치른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여름 이후에 힘이 떨어지더라. 몸무게를 조금 줄이더라도 순발력과 탄력을 보강해야 했다. 현재는 94㎏ 정도다. 지난해 여름과 현재 체중이 비슷한데 허리둘레는 4인치(약 10㎝) 줄었다. 지방이 빠졌다.”

 황재균은 지난해 말 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신청했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성공에 자극받은 그는 과감하게 MLB에 도전했다. 그러나 응찰한 구단이 하나도 없었고, 롯데로 돌아왔다.

 - 당시 심정이 어땠나.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기간에 (응찰 구단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다음날 바로 괜찮아졌다. 난 항상 그렇다.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알았으니 더 노력해서 그걸 채워나가면 된다.”

 - 다시 오타니로부터 안타를 때린 장면 얘기다. 타격폼이 간결해진 것 같은데.

 “지난해까지 왼 다리를 크게 들어 내딛는(레그킥) 타법을 썼다. 그 폼으로 타구에 큰 힘을 실을 수 있지만 체력이 떨어졌을 땐 유지하기 어렵다. MLB를 보니 체중이동보다 허리회전을 이용한, 간결하게 스윙하는 타자들이 빠른 공을 잘 치더라. 그래서 폼을 바꿨다.”

 - 그렇다면 타격 메커니즘이 확 바뀌는 큰 변화인데.

 “올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내게는 정말 중요한 해다. 지난해(26홈런, 타율 0.290)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슬럼프 기간을 줄여야 한다. 현재의 스윙으로는 큰 타구를 때리기 어렵지만 일단 타구의 질은 마음에 든다. 힘을 더 키우면 된다.”

 황재균은 기자의 질문에 씩씩하게 답했다. MLB 재도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꿈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무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감 있는 말투, 탄력 넘치는 상체, 확 바뀐 타격자세가 그걸 대신 말하고 있었다.

피오리아=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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