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싸움 밀리지 않으려 北 추방조치로 역공"

김강래,추동훈,박의명 2016. 2. 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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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태 北 내부에 안알려..대북심리전 강화해야강경기조 유지하되 북의 전격 대화제의땐 담판가능성 열어둬야

◆ 북, 개성공단 전원 추방 / 전문가 의견 ◆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한국 인원 추방, 한국 자산 동결 조치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11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강력 대응으로 선수를 빼앗겼으니 기싸움에 밀리고 싶지 않은 심정일 것"이라며 "따라서 비틀거리는 모습보다는 강한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아마 우리 정부의 '조업 중단' 결정에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천안함, 연평도 사태 때도 결정하지 못했던 강한 조치에 북한은 허가 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이런 북한 반응을 충분히 고려했을 거라고 본다"며 "북한은 우리의 '잠정 중단'을 사실상 폐쇄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이 여기에 상응한 조치로 역공에 나섰다"며 "어떻게 보면 자산 동결 수준이 아니라 몰수 수준으로 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호한 대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정부가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으니 북한도 관례대로 강 대 강 조치를 선택했다"며 "북한 문제는 예측하기 어려운데, 강한 스탠스로 나가면 일관성 있게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태 연구위원은 "북한 압박 수단으로 대북 심리전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번 조치를 내부 방송 등을 통해서는 알리지 않았다"며 "북한 주민들이 미사일 발사 때문에 개성공단이 폐쇄됐다는 사실을 알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수 있어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성한 교수도 "제재가 누적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은 아파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과 러시아도 마냥 북한을 비호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때문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이지, 우리의 강경 대응 때문이 아니다"며 "마치 우리 잘못인 것처럼 사태를 바라보면 해법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라는 주문도 나왔다. 박인휘 교수는 "당분간 대화는 어렵겠지만 의외의 담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는 방향에서 대화 제의가 오기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또한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박 교수는 "정부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앞서 단독 제재를 한 점에 대한 논리를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며 "특히 중국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남북 관계를 '암흑기'로 규정했다.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은 "길이 안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영태 연구위원 또한 "완전 잿빛"이라며 "북한이 모험을 한다면 우리의 대북 방송시설을 타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보면 그동안 북측 발언보다 비난의 강도와 단어 사용 수위가 높다"며 "현 정부에서는 관계 회복이 힘들다"고 내다봤다.

[김강래 기자 / 추동훈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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