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맨손으로 쫓겨나' 속 타는 입주 기업들

문준모 기자 2016. 2. 1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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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의 운영중단 선언에 이은 북한의 급작스런 추방조치로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의 당혹감은 극에 달하고있습니다.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맨손으로 쫓겨 나는거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문준모 기자가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입주기업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개성공단에서 쫓겨난 입주업체 임직원들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입주업체 공장장 : 갑자기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오라 해 가지고 갑자기 (가동중단) 발표를 해버리니까 저희도 솔직히 당황스러워요, 솔직히요.]

일터를 갑자기 잃게 됐다며 막막한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홍재왕/입주업체 공장장 : 주재원 한 사람의 입장에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 아닙니까. 제 앞길이 막막합니다, 솔직히.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기 때문에… ]

그나마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당장 납품할 완제품부터 가득 실은 차량 행렬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통상 제품에 부착하는 지게차용 깔판을 빼고 제품 박스로만 빈틈없이 채웠습니다.

[오경득/입주업체 과장 : 그전 같은 경우는 팔레트(지게차용 깔판)로 가지고 나오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일일이 다 벗겨 가지고 하나씩 그렇게 싣고 나왔죠. (왜 그렇게 싣고 나오셨어요?) 하나라도 더 싣고 나와야 되니까.]

 트럭을 미리 구한 업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습니다. 갑작스러운 공단폐쇄 결정으로 미처 트럭을 구하지 못한 업체들은 자가용으로 짐을 실어날라야 했습니다.

 트렁크 문이 닫히지 않을 만큼 짐을 구겨 넣은 것도 모자라, 차 지붕 위까지 짐을 쌓아올렸습니다.

[김재경/입주업체 대표 : 알았으면 미리 큰 차를 예약했을 텐데. 50분의 1도 못 가지고 나온 거죠. 일단 급한 것만 가지고 나온 건데.]

북한 근로자들이 오늘(11일) 일제히 출근하지 않았고 공단 주변에 군인들 모습이 많이 눈에 띠었다고 우리 측으로 돌아온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설민환,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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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모 기자moonj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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