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돌풍 속 사업자들 느닷없는 '경영난' 보도에 발끈

2016. 2.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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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속빈 강정” 분석에 “이통사 견제” 의심

저가 요금제로 수익성 악화
과다한 부채비율 등 꼬집어

업체들 “단말기 구입에 쓴 것”
우정본부 “사업자 모두 흑자”

폐업해도 서비스 계속 의무
소비자들로선 불이익 없어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알뜰폰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알뜰폰 가입 신청을 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인 에넥스텔레콤은 신청 폭주로 3일 중단했던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신청 접수를 이날 재개했다. 연합뉴스

‘알뜰폰 대란을 잠재우려는 이통사들의 꼼수?’

설 연휴를 앞뒤로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의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데다, 최근 내놓은 저가 요금제의 경우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게 주요 근거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사실과 다른 음해성 보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의 재무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는 주로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과 이지모바일의 부채비율(지난해 말 기준)이 각각 700%와 1400%에 이르고 순이익 구조가 취약하다’는 내용이다. 일부 언론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빌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담았다.

이에 대해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사장은 11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부채가 600억원이고 부채비율이 700%에 이르는 건 맞다”면서도 “빌린 돈은 약정을 통해 가입자들로부터 받기로 한 요금 수익을 담보로 했고, 이 돈의 대부분은 가입자 유치 때 쓸 단말기를 구입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넥스텔레콤의 알뜰폰 통화료 수익은 연평균 600억원으로 3년치를 합치면 18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케이티에 통신망 임대료를 주고나면 1000억원이 남는데 600억원은 이를 담보로 빌린 부채다. 이 돈도 모두 제1금융권에서 빌렸다. 정말로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면 은행이 돈을 빌려줬겠느냐”고 덧붙였다.

우정사업본부도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10곳 모두 지난해 흑자를 냈다”며 “이통사들이 알뜰폰 사업자들의 재무상황이 안좋다는 얘기를 퍼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들 사업자한테 대출을 해 준 한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재무상태를) 점검한 결과 전혀 문제가 없다. 카드사와 통신사들은 예정된 결제 금액 및 요금 수익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최근 잇따른 보도를 “가입자들이 알뜰폰으로 대거 빠져 나가자 이통사들이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집계를 보면, 새해 들어서만 이통사 가입자 가운데 10만명 이상이 알뜰폰으로 옮겼다.

이들은 “설령 알뜰폰 사업자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 해도 가입자들은 어떤 불이익도 겪지 않는다. 불안해할 것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을 보면, 통신서비스 사업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기존 가입자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이행하지 못한 상태로는 문을 닫을 수 없다. 또한 다른 사업자에 인수돼도 이미 가입한 요금제는 계속 유지된다.

에넥스텔레콤은 앞서 기본료를 없애고 다달이 50분의 무료통화까지 제공해 월 발신통화량이 50분을 넘기 전까지는 이동통신을 공짜로 쓸 수 있게 하는 ‘A제로’ 요금제를 내놨다. 이지모바일도 월 4만3000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이지 데이터선택 399’ 요금제를 선보이며 ‘알뜰폰 대란’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에넥스텔레콤은 밀린 가입 신청 물량 해소를 위해 지난 3일 중단했던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신청 접수를 11일 재개했다.

김재섭 박승헌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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