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만난 샌더스..'악재' 덮친 힐러리

2016. 2.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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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샌더스 3대 호재
정치자금 밀물·소수민족계 우호·여성층 지지 확대

힐러리 3대 악재
선거전략 혼란·유권자층 이반·젊은층 지지부족

미국 뉴햄프셔주 경선이 끝난 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자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가 상반된 분위기를 맞고 있다. 샌더스 진영은 소수민족계, 여성, 모금에서 뚜렷한 경쟁력 신장을 보이는 반면, 클린턴 진영은 선거 전략의 혼란, 강점이던 유권자층의 이반, 젊은 층의 지지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 샌더스의 3대 호재

클린턴에게 22%포인트나 압승한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의 승리는 샌더스에게 또다른 희망을 더하고 있다.

첫째, 클린턴에게 절대 열세이던 선거자금 모금에서 질적·양적으로 뚜렷한 폭발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샌더스 진영은 뉴햄프셔 경선이 끝난 뒤 52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한 기부이고, 건당 후원금은 34달러로 소액 기부가 대부분이었다. 모금액수도 막대하지만, 풀뿌리 기부라는 점에서 질적으로 클린턴 진영을 압도한다. 샌더스는 뉴햄프셔 승리 연설에서 “나는 뉴욕시에 월스트리트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러 가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바로 여기에서, 지금 미국 전역에서 선거 모금을 할 것이다”고 기염을 토했다. 샌더스 진영은 다음 경선지인 네바다에서의 텔레비전 광고에 360만달러를 지출했다. 클린턴 쪽의 거의 두 배에 가깝다.

둘째, 절대 열세였던 흑인 등 소수민족계에서도 샌더스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에이비시>(ABC) 방송의 뉴햄프셔 경선 출구조사 분석 결과, 샌더스와 클린턴은 비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49 대 50의 비율로 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뉴햄프셔에서는 비백인 유권자층이 인구의 7%에 지나지 않아서 일반화하기는 힘드나, 소수민족계에서 샌더스의 지지가 클린턴에 비해 생각만큼 열세는 아니라는 증거다. 특히, 샌더스는 30살 미만 비백인층에서 클린턴에게 2 대 1로 앞섰다. 클린턴은 민주당 등록당원 중 65살 이상 고령층 사이에서만 63 대 36으로 확실히 앞섰다.

흑인 여론 주도층의 지지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최대 흑인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CCP)의 전 회장 벤저민 젤러스가 샌더스 지지를 선언했다. 샌더스는 10일 뉴욕의 흑인 거주지역 하렘에서 유명한 흑인민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를 만나 조찬을 함께했다. 이들이 만난 식당은 2008년 버락 오바마 후보가 그를 만나 지지를 얻어낸 곳이다.

셋째, 여성 유권자층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넓히고 있다. 그가 뉴햄프셔에서 22%포인트 차이로 압승한 배경에는 클린턴의 마지막 보루였던 여성의 지지를 빼앗아 왔기 때문이다. 뉴햄프셔에서 샌더스는 여성 유권자 55%의 지지를 얻어, 44%에 그친 클린턴을 앞섰다. 특히 45살 이하 여성층에서는 59% 대 38%를 기록했다. 샌더스가 젊은층을 구심점으로 성별과 인종을 넘어 지지층을 넓히는 추세라 할 수 있다.

샌더스, 뉴햄프셔 경선뒤 상승세
‘풀뿌리 기부’로 520만달러 모금
흑인 오피니언 리더 잇따라 지지

힐러리에겐 ‘샌더스 호재’가 악재로
샌더스·월가와 좌충우돌 ‘전략 혼란’
비백인층 겨냥 선거운동도 오락가락

힐러리 클린턴

■ 쫓기는 클린턴

샌더스의 호재는 고스란히 클린턴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클린턴은 다음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가장 최근 조사된 1월28일 여론조사에서 샌더스에게 64% 대 27%로 두 배 이상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를 거치며 그 격차가 줄어들 게 분명해 보인다.

샌더스가 불평등 문제를 핵심에 놓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는 반면, 클린턴은 이에 효율적으로 맞서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은 샌더스 공약의 현실성을 공격했다가 월가를 공격하는 등 메시지에 혼선을 보이고 있다. 결국, 민주당 기득권층이나 여성층에 기대다가 지지표를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네바다에 많은 비백인 유권자층을 집중 겨냥한다는 방침이나, 샌더스의 잠식을 막을 전략전술은 명확치 않은 상태이다.

특히, 클린턴의 절대 우세가 예상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보다는 네바다에서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 2008년 경선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경선 참가 인원 중 55%가 흑인이었으나, 네바다에서는 비백인층이 30%이다. 클린턴은 지난해 4월부터 네바다의 히스패닉계 유권자 표심을 얻으려고, 불법이민자의 자녀들을 동반하고 토론회에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 중 여전히 80%인 백인층들의 반발을 우려해 최근에는 이런 식의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회사 해리슨에 따르면, 2008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곳들의 투표자 중 61%는 여성이고, 55%는 흑인이었다. 이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남부 지역 주들이 대거 참여하는 오는 3월1일 ‘슈퍼 화요일’ 경선의 핵심 변수가 흑인 여성층임을 말해준다. 흑인과 여성 양쪽에서 클린턴은 분명 우위를 보이나, 젊은층을 중심으로 성별과 인종 벽을 넘는 샌더스 지지세 확산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네바다뿐만 아니라 슈퍼 화요일 경선지 중 샌더스의 출신지인 버몬트, 매사추세츠, 콜로라도, 미네소타 등지에서는 샌더스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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