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공장은 '저위험지대'
대만을 강타한 진도 6.4의 지진에 대만 대표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이 일부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국내외 사업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 LG가 보유한 공장들이 모두 상대적으로 '저위험지대'에 속해있다고 평가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대만 타이난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에 따라 대만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 UMC와 디스플레이 업체인 이노룩스의 3~4개 생산설비가 가동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기업은 아직도 피해 규모를 추산 중이고 공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크게 피해를 본 업종은 반도체다. 특히 16나노 핀펫 공정을 갖춘 TSMC의 타이난 인근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 생산 중이던 웨이퍼 대부분을 폐기해야 한다. TSMC 측은 해당 공장의 생산 규모가 크지 않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확한 피해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는 전 세계 58%의 파운드리 업체가 이 같은 지진 위협에 직접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진활성화지역'에 놓여있는 대만과 일본이 가장 중요한 파운드리 생산 국가이기 때문이다. IC인사이츠 측은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량의 38%를 차지하는 대만, 일본 지역에서 최근 수년간 지진 활동이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가 보유한 공장은 상대적으로 저위험지대에 속해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이 대형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시안, 쑤저우, 우시, 베트남 등은 비교적 튼튼한 지반 위에 서 있어 지진 피해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LG디스플레이 공장이 위치한 광저우 지역은 1990년대에 진도 6 규모의 지진이 2회 발생한 전례를 제외하면 비교적 안정적이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최대 진도 6을 견딜 수 있게 내진 설계를 했다. 다만 진도가 6보다 낮아도 공장 가동에 영향을 줄 만한 수준이라면 가동을 멈춘다. 삼성전자는 진도 4~5 규모 이상의 지진에 영향을 받을 경우 사업장에 대피 방송을 내보내는 안전 규정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진도 6의 지진부터 담당자 권한으로 비상대피명령을 내보낸다.
기상청의 발표로는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는 2013년 인천 백령도 남쪽 31㎞ 해역에서 발생한 진도 4.9 지진이다. 지난해에는 진도 3을 넘는 지진이 9번이나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태까지 지진으로 인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사례는 없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재해 안전대책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정부, 첫 독자 대북제재
- '갤S7엣지·G5'는 어떤 모습? 미리본 MWC의 신상폰
- 9급공채 시험과목 개편.. 고교졸업생 불만터진 이유
- "1년~2년 지켜보자" VS "갈아타자".. 고정금리 전환 언제쯤
- 매출 줄어드는데 인건비만 쑥쑥 '한국제조업의 비애'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