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아베노믹스..엔고 현상 3월까지 지속될 듯

김혜경 2016. 2. 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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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의 한 증권회사 앞에서 10일 한 남성이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이틀 연속으로 크게 폭락했다. 2016.02.1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핵심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돈을 풀어 엔화 약세를 유지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주가는 폭락하고 엔화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 폭락해1만5713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0월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직전보다 낮은 수치다. 엔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11일 엔화는 1달러당 112엔대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1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2년 아베 신조 총리가 정권을 잡았을 당시 일본의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는 거품이 빠진 후 활력을 잃은 상태였다. 이에 아베 총리는 금융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시도했다. 돈을 풀어 엔화 약세를 유지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약발이 먹히는 듯 했다. 그러나 기업의 이익 증가는 노동자 임금 인상과 신기술 개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을 깔고 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국외 사정도 좋지 않다.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해 오히려 아베노믹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화가 급등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넷 옐런 의장이 지난 10일 조기 금리 인상의 관측을 대폭 후퇴시키는 발언을 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1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급속한 엔고가 진행되는 배경에는 미국 금리 상승 기대의 후퇴와 유럽의 신용 경색 우려 등 급변하는 외부 환경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국경일 다음날인 12일 도쿄 주식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이에 대해 센트럴 단자 FX의 이토 마사히로(伊藤雅博) 시장부장은 "미국 금리 인상 관측의 후퇴뿐 아니라 저유가와 주가하락에 따른 리스크 회피 목적의 엔화 매수의 측면이 크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 엔화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의 타개책은 없는 것일까. 미즈호 증권의 수석 전략가인 스즈키 겐고(鈴木健吾)는 "시장의 기세로 봐서는 단기적으로 엔화 환율의 110엔 붕괴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1달러=110엔대의 엔고 수준은 수출 기업의 실적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다"라며 "만일 이러한 수준이 정착되면 주가와 임금이 낮아지는 등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디플레 압력을 강화시켜 아베노믹스를 크게 후퇴시킬 수 있다"고 현 상태를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정부와 일본은행은 추가 완화와 환율 개입 등 엔고를 억제하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했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급속한 상승의 움직임은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엔고는 해외발 악재에 의한 것으로 정부와 일본은행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엔고 현상의 해결책으로 이달 26~27일 상하이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이 금융시장의 동요를 억제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시세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관건이다"라고 제시했다.

리스크 회피로 인한 엔고현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쓰비시 도쿄 UFJ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 우치다 미노루(内田稔)는 리스크 회피로 인한 엔고현상도 있지만 "2~3월은 계절적으로 엔고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분석했다. 3월 말 끝나는 2015회계연도 결산 전 수출기업이 외화를 엔화로 바꾸거나 하기 때문이다. 그는 "적어도 3월까지 엔화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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