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18년차 환경미화원의 점심은 '삼각김밥'

헬스경향 황인태 기자 2016. 2. 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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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보라매병원 환경미화원 손에 삼각김밥이 들려있다.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식대 및 수당삭감 문제 해결하라”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환경미화 및 환자이송 용역하청계약문제를 두고 병원의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보라매병원은 지난 1월 1일 환경미화 및 환자이송 업무와 관련 신규 용역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병원과 용역업체는 인건비 변화 없이 최저임금인상을 맞추기 위해 식대 등의 수당을 삭감했다.

그동안 보라매병원은 아침식대를 교통보조비 명목으로 도급비에 반영하고 점심식대는 직접 제공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용역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급비 내 교통보조비가 삭감되면서 교통보조비 명목으로 지급되던 식대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환경미화 및 환자이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하루 식사 중 한 끼를 ‘삼각김밥’으로 대신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변성민 조직국장은 5일 보라매병원 직원식당 입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의 계약은 최저임금 인상의 취지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병원의 적극적 해결의지를 촉구했다.

보라매병원 윤강섭 병원장이 기자회견장을 지나가고 있다.

비정규직 용역하청 문제는 갈등이 잦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서로 노동자 문제를 떠넘기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외주용역하청노동자’ 보호지침을 마련, 공공기관은 하청업체와 용역계약 시 ‘기존 임금보다 낮아져선 안된다’는 방침을 정했다.

변성민 조직국장은 “정부가 마련한 보호지침은 전년도 임금과 동일 수준에서 변경되는 최저임금 상승을 반영하라는 의미”라며 “하지만 병원과 용역업체는 최저임금 상승을 보존하면서 대신 식대 및 수당을 깍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시에는 최저임금이 높아져도 오른 만큼 수당이 삭감돼 매년 임금은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 현재 보라매병원 환경미화 및 환자이송 노동자 중에는 18년 장기근속자도 있다.

변성민 조직국장은 “그동안 병원장과의 면담도 2차례나 가졌지만 해결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도급비를 올리거나 식대문제를 해결하거나 병원이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라매병원은 신규 용역하청업체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식대 및 수당 삭감은 병원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원은 이전에도 일일 1회 식대를, 현재도 동일하게 일일 1회 식대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라매병원 관계자는 “고용승계가 전부 이뤄졌다. 식대의 경우에도 이전과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다”며 “교통보조비가 줄어 식대가 삭감된 것 관련해선 병원이 단체협약 협상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관여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헬스경향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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