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팀 출범 한 달..미니 부양책 내놨지만 갈 길 멀다

2016. 2. 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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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잠재성장력 확충이 주요 과제.."구조개혁 더 힘있게 추진해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3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 부양 대책등을 논의 했다.
15일 평택항을 방문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리스크 관리·잠재성장력 확충이 주요 과제…"구조개혁 더 힘있게 추진해야"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박초롱 김수현 기자 =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경기 둔화, 국제유가 급락세, 수출 및 내수경기 위축, 가계부채 급증 등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대내외적인 난제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경제수장을 맡게 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3일로 취임 한 달째를 맞는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 둔화 가능성이 커지자 유일호 경제팀은 출범 3주일 만에 '미니 부양책'을 내놓는 것으로 경기 불씨 지피기에 나섰다.

그만큼 박근혜정부의 3기 경제팀이 앞으로 극복하고 헤쳐나갈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1% 달성 가능성에 이미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유 부총리는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현 정부의 마지막 경제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그런 처지의 유 부총리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인 '유코노믹스(Yooilho+Economics)'는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하지 말고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바꾸어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경기위축 우려에 빼든 '미니 부양' 카드

유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박근혜정부의 3기 경제팀은 지난달 13일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출범했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 증시와 원/달러 환율이 요동을 치고, 작년 말 시작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7개월째 연 1.5%로 동결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기 시작한 때다.

또 저유가 후유증으로 나타난 신흥국의 경기 하강과 그 여파로 인한 한국 수출의 급감 추세, 그리고 1천200조원대로 올라선 가계부채 등 다양한 리스크가 엎치고 덮치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었다.

청문회 과정을 거치면서 일각에서는 유 부총리가 전임자인 최경환 전 부총리의 경제정책인 '초이노믹스'를 그대로 답습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유코노믹스'의 핵심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기본으로 하는 '초이노믹스'와 다른 구조개혁임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를 정상 성장궤도로 되돌리고 강건한 체질로 거듭나게 하는 길은 구조개혁밖에 없다"며 "구조개혁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그런 배경에서 취임 당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찾아가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 등 쟁점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는가 하면 15일에는 첫 현장방문지로 수출 전선인 경기 평택항을 찾아 수출업체를 독려하면서 분주한 행보를 시작했다.

경제활성화법의 하나로 꼽히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은 법안이 제출된 지 210일 만인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수출과 내수 전선이 모두 불안해지자 유일호 경제팀은 출범 21일 만인 지난 3일 미니 부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 1분기(1~3월)에 재정 조기집행액을 21조원 이상(21조원+α) 늘리고 산업연관 효과가 큰 승용차에 물리는 개별소비세 인하(5%→3.5%)를 올 6월까지 6개월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 부총리는 취임 시점까지만 해도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단기부양책을 우선정책 순위에 올려놓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부양정책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부득불 추가 경기보강 방안을 내놓았다.

◇ 3%대 성장률 달성·구조개혁 병행 추진 과제

취임 21일 만에 '미니 부양' 보따리를 풀어놓은 유 부총리는 당장 1분기 경제성장률을 떠받쳐 올해 연간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잡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유지해야 탄력이 떨어지지 않고 2∼4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유 부총리가 구조개혁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출범했지만 가라앉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한 단기 부양책을 펴는 게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로 눈을 돌려서 보면 일본 중앙은행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하는 등 세계 각국이 돈 풀기를 통해 경기 부양에 총력을 쏟고 있다.

미국·중국의 주요 2개국(G2)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주요국이 인위적인 돈 풀기에 나서면 환율에 영향을 줘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유 부총리는 내수를 살려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대외 위험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복잡한 처지인 셈이다.

유 부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는 역시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구조개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일이다.

정부의 단기 부양책을 통해 살아났던 경기가 정책 효과가 끝나면 또 다시 위축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성장잠재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는 초심을 유지하면서 산업 재편, 신산업 육성, 규제 개혁 등을 모두 이뤄내야 하는 지난한 숙제들을 떠안고 있다.

◇ "구조개혁에 더 깊이 메스 들이대야"

전문가들은 유 부총리가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구조개혁에 더 깊이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유 부총리가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급박히 돌아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니 부양책 정도로는 경기 하강을 막기가 어렵다"며 "통화정책, 재정정책, 구조개혁 정책 등을 전방위적으로 조합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흐름이 꺾이는 것을 우선 막으려고 단기적 부양책 중심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구조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 취임 후에도 "구조개혁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한 이 연구위원은 "재정을 조금 더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정책을 장기적인 시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개혁 추진 의지를 한층 더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재편이 가장 필요한데,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자꾸만 한류와 서비스업 쪽으로 눈을 돌린다"며 "중국 외의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수 부문과 함께 성장을 떠받치는 한 축인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앙은행과 한층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 교수는 "과거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때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며 "정부와 통화당국의 협조가 중요한 때"라고 했다.

그는 "유 부총리가 노골적으로 금리나 통화 정책을 얘기할 순 없겠지만 경제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를 맡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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