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도이체방크, 재정 위기설 잠재우려 수십억유로 규모 은행채 되사들일 계획

안준용 기자 2016. 2.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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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연초 대비 40% 하락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과거 발행한 은행채를 수십억유로 규모로 되사들이는 이른바 '바이백(buy-back)'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T는 "도이체방크가 500억유로(약 67조원) 미지불 채권 중 일부를 되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재정 위기설이 불거진 도이체방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덜어내고, 주가와 은행채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내년 도이체방크가 고위험 채권인 코코본드(coco bond·우발 후순위 전환사채)의 이자 배당을 못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고조됐다. 코코본드는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 수단으로 많이 쓰이는 채권으로 평소 채권처럼 거래되지만 은행의 자본 비율이 규제 수준을 밑돌면 주식으로 자동 전환된다. 수익률은 일반 채권보다 높지만 배당 가능 이익이 없으면 이자 지급이 중단될 위험도 크다. 시장 조사 기관 크레디트사이트는 "영업 실적이 부진하거나 소송 비용이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도이체방크가 내년 코코본드의 이자를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68억유로(약 9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최근 자본 조달 위기설까지 불거지면서 지난 8일 주가가 9.5% 폭락하는 등 연초 대비 40% 하락했다. 은행채 가격도 대폭 떨어졌는데 도이체방크가 이번에 액면가보다 싼 가격에 은행채를 되사면 그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대출 원금보다 적은 돈으로 조기 상환을 하는 셈이다.

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바이백은 선순위 채권 위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부실 채권과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9일 증시에서도 급락하던 유럽 금융주들은 이 소식에 하락 폭이 줄었다.

존 크라이언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탄탄한 자본력과 위험 상태를 고려할 때 도이체방크는 절대적으로 견고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9일 독일 프랑스 재무장관 회담 후 "(도이체방크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불안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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