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듯 다른 '15학번 삼총사', LPGA 돌풍

2016. 2. 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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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김효주-김세영, 상금 랭킹-올해의 선수 나란히 1,2,3위
[동아일보]
위부터 장하나, 김효주, 김세영
시즌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5학번’ 동기 3명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국내 필드를 평정한 뒤 지난해 나란히 LPGA투어에 데뷔해 올해 2년 차가 된 장하나(24), 김효주(21), 김세영(24)이 그들이다.

김효주가 개막전인 바하마클래식에서 우승하자 두 번째 대회인 코츠챔피언십에서는 장하나가 LPGA투어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 김효주, 장하나를 따돌리고 신인상을 차지한 김세영은 대회마다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공동 3위, 공동 2위로 마쳤다.

세 선수는 상금 랭킹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1, 2, 3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LPGA투어가 올 시즌 2개 대회만을 소화했지만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인 선수들이 시즌 막판까지 질주한 사례가 많았던 걸 감안하면 이들을 중심으로 한 필드의 판도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국가대표 시절 국제 대회 우승을 합작했던 동갑내기 장하나와 김세영은 270야드에 육박하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지닌 장타자다. 초등학교 시절 5년 가까이 검도를 한 장하나의 장타 비결은 튼튼한 하체를 바탕으로 몸의 탄성을 이용하는 스윙이다. 태권도 공인 3단인 김세영은 격파와 발차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골프에서 비거리를 좌우하는 체중 이동을 익힐 수 있었다.

장하나와 김세영은 과감한 공격 골프로도 유명하다. 장하나는 LPGA투어에서 사상 첫 파4 홀인원을 기록했고, 김세영은 포기를 몰라 ‘역전의 여왕’으로 불린다. 큰절(장하나), 카메라를 향한 입맞춤(김세영) 등 화끈한 세리머니도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국가대표 시절 두 선수를 지도했던 한연희 프로는 “장하나는 직설적인 성격으로 표정만 봐도 감정 변화를 쉽게 읽을 수 있다. 김세영은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힘을 자랑하는 장하나, 김세영과 달리 김효주는 부드러운 스윙 리듬을 앞세운 정교한 골프가 강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거리 욕심을 내다 스윙이 흐트러진 김효주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정확성을 다시 높였다. 올 시즌 티샷의 정확도는 85%가 넘고 퍼팅도 세 명 가운데 가장 좋다.

한연희 프로는 “복싱으로 치면 장하나와 김세영은 저돌적인 인파이터에 가깝고 외유내강형인 김효주는 아웃복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남 혼마골프 본부장은 “장하나와 김세영은 강한 임팩트로 장타를 날리는 히터 스타일인 반면 김효주는 헤드의 무게로 공을 치는 스윙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장하나와 김세영은 설사 실수가 나오더라도 영어 인터뷰를 마다하지 않을 만큼 빠르게 현지 환경에 적응했다. 김효주는 언어 장벽을 느끼고 있지만 영어에 능통한 동료들이 기꺼이 통역을 자처해 나설 만큼 주위의 평판이 좋다.

장하나, 김효주, 김세영은 모두 8월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나가는 올림픽 출전을 꿈꾸고 있다. 10일 현재 세계 랭킹 5위 김세영, 7위 김효주는 출전 자격에 해당되지만 9위 장하나는 한국 선수로는 5번째여서 대기 선수 1번이다.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간다면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번 주 대회가 없어 잠시 숨을 고른 세 명은 다시 결전을 대비하고 있다. 장하나는 13일 출국해 다음 주 LPGA투어 호주오픈에 출전한다. 김효주는 호주오픈에 불참하고 12일 태국으로 건너가 체력과 샷 감각을 끌어올린 뒤 이달 말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 복귀한다. 김세영 역시 태국에서 다시 출전한다.

“우린 경쟁자이자 좋은 친구”라는 장하나의 말처럼 이들이 만들어갈 우정 어린 명승부로 필드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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