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온 한라성 "한국 골문 철옹성 될게요"

박린 입력 2016. 2. 11. 01:05 수정 2016. 2. 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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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평창 스타 - 아이스하키 해외 출신 6명

지난 4일 경기도 안양 빙상장. 푸른 눈의 백인 선수가 아이스하키 골문을 지키고 있다. 유니폼에는 ‘KOREA(한국)’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헬멧에는 태극기와 캐나다 국기가 함께 새겨져있다. 그는 귀화를 앞둔 안양 한라의 골리 맷 달튼(30·캐나다)이다.

달튼은 에릭 리건(28·미국)과 함께 지난달 대한체육회의 특별귀화 심사에 합격해 법무부의 최종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두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면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22명 가운데 귀화선수는 6명으로 늘어난다.

2010년부터 체육분야 우수인재는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획득할 수 있다. 2013년 3월 한라 공격수 브락 라던스키(33)를 시작으로 2014년 1월 하이원의 공격수 마이크 스위프트(29)와 수비수 브라이언 영(30·이상 캐나다), 지난해 3월 한라 공격수 마이크 테스트위드(29·미국)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 태극 마크를 달았다.

지난 4일 안양 빙상장에서 외국 출신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났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귀화선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2014년 7월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백지선(49) 감독은 “일본과 이탈리아도 올림픽을 앞두고 귀화선수들을 대거 중용했다”고 말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을 개최했던 일본은 캐나다와 스웨덴 출신 선수 8명을 뽑았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개최국 이탈리아는 캐나다와 미국 태생 선수 11명을 발탁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성인 등록선수가 133명에 불과하다. 실업팀도 3개 뿐이다. 겨울 올림픽 개최지로 2011년 7월 평창이 선정된 뒤 한국은 꾸준히 외국선수를 영입해왔다.

무엇보다도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NHL) 무대를 밟아 1991년과 1992년 스탠리컵(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던 캐나다 동포 백지선 감독을 지도자로 모셔왔다.

한국의 노력을 인정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2014년 8월 한국이 주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결정했다. 2006년 올림픽 이후 사라졌던 개최국 자동진출권을 부활시킨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가세한 한국은 2014년 11월 헝가리에서 열린 유로챌린지에서 준우승(2승1패)을 차지했다. 지난해 4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B에선 4승1패로 우승해 디비전1 그룹A(상위 두번째 단계)로 승격했다. 세계랭킹은 5년 전보다 10계단 오른 23위다.

아이스하키는 겨울올림픽의 꽃이다.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러시아의 알렉스 오베츠킨(31·워싱턴 캐피털스) 등 NHL 스타들도 2018년 평창올림픽에 대거 출전할 예정이다. 외국 출신 태극전사들 역시 ‘제2의 조국’을 위해 뛴다.

이들은 풀타임 NHL리거는 되지 못했지만 유럽무대에서 활약했던 베테랑들이다. 한라는 지난해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팬 공모를 통해 달튼과 라던스키, 테스트위드, 리건에게 각각 한라성(漢拏城)·라동수(拏東水)·강태산(姜太山)·한이건(漢已健) 이란 한글 이름을 지어줬다.

골문을 지키는 달튼은 우리말로 “제 이름은 한라성입니다.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무대 3년차 달튼은 “만약 돈을 원했다면 러시아리그에 남았을 것이다.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서 뛰고 싶다. 올림픽 이후에도 제2의 고향인 한국에 내 경험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15차례 세계선수권에서 18포인트(6골·12어시스트)를 기록한 라던스키는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희망찬 물줄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매운 쭈꾸미 볶음을 좋아한다는 테스트위드는 “태산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선수가 되겠다. 빙판에서 애국가를 최대한 많이 듣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대표팀은 덴마크에서 열리는 유로챌린지에 참가해 12일 노르웨이(11위), 13일 덴마크(13위)와 대결한다. 한국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선 조별리그 A조 속해 세계최강 캐나다, 1998년 올림픽 우승국 체코, 신흥강호 스위스와 맞붙는다.

‘올림픽에서 캐나다나 미국을 상대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테스트위드는 “라커룸에 들어갈 때도, 빙판에 섰을 때도 난 코리언이다. 한국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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