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3~5년내 지주회사 전환..이재용 체제 구축"

2016. 2. 10. 19: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경제개혁연대 ‘삼성 지주회사’ 보고서

삼성의 지주회사 설립 시나리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최근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설립 문제가 또다시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이 향후 1~2년 안에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그룹 전체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3~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삼성의 지주회사 설립 시나리오’ 보고서(작성 김상조 소장·이은정 실행위원)를 발표했다.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2014년 삼성에버랜드 상장,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보를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됐다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뜨거운 감자’다.

■ 지주회사 전환 이유와 시나리오

삼성의 현 소유·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으로 이어지고, 여기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로 이어지는 첫째 줄기와,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SDI) 등 전자 계열사로 이어지는 둘째 줄기로 나뉜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54%(특별계정 포함)다. 삼성은 이 지분 때문에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생명의 고객 돈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며 금산분리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고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며, 삼성생명이 1일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지분 71.86%)가 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조 소장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둘러싼 금산법 위반 논란, 보험사에만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공정가액(상장사는 시가) 대신 취득가액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한 특혜 시비, 보험사 건전성 규제 강화 추세 등을 종합할 때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삼성은 그동안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금융사 간 시너지 제고 목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1단계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회사 체제 구축, 2단계 삼성전자 중심의 일반지주회사 체제 구축, 3단계 중간금융지주회사가 허용되면 두 개의 지주회사를 하나의 최종 지주회사로 구축하는 3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1단계 금융지주회사 체제 구축 방법으로 두가지를 제시했다. 1안은 삼성물산을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물산금융지주와 나머지 물산사업회사(건설+상사+패션+레저)로 분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계열사는 물산금융지주와 물산사업회사의 지분을 각각 40.26% 보유하게 된다. 2안은 삼성생명을 생명지주회사와 생명사업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이다. 지주회사는 삼성화재·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1안이든 2안이든, 삼성의 금융 부문 출자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금융지주회사→다른 금융 계열사로 재편된다. 다만 보고서는 이건희 회장 일가의 상속과 계열 분리, 경제 상황, 법·제도 여건 등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 내용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1~2년 내 금융지주사 인가 신청 뒤
나머지 회사들 일반지주사로 묶고
중간지주 허용시 최종지주사 설립
3단계 거쳐 그룹 지배력 확보할듯

삼성생명의 카드 지분 인수 등
금융지주사 전환 준비 상당 진척
물산 분리해 금융지주 만들 수도
공개매수 등 활용하면 달성 무난

■ 지주회사 전환 과정과 전망

1단계 중에서 1안의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물산금융지주는 삼성생명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생명 지분을 기존 지분 19.34% 외에 10.66%(5일 종가 기준 2조4 천억원)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보고서는 물산금융지주가 공개매수와 유상증자(현물출자 방식)를 결합하면 추가 자금 없이도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물산금융지주가 삼성생명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할 때, 삼성생명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 20.76% 중에서 10% 정도를 물산금융지주에 현물출자하고 그에 상응하는 물산금융지주 주식을 받는 방식이다.

1단계 중 2안의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자사주 10.21% 때문에 생명지주회사는 생명사업자회사의 지분 10.21%를 자동으로 갖게 된다. 또 법에 따라 생명지주회사는 생명사업자회사 지분 19.79% 이상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데, 이 역시 생명지주회사가 생명사업자회사 주주를 상대로 공개매수를 하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생명사업자회사 지분 19.34%를 보유한 삼성물산이 공개매수에 응하면 법적 요건을 거의 맞추게 된다.

다만 1단계 중 1안의 경우는 삼성물산을 분할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은정 실행위원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삼성물산을 재분할하는 것은 부담이 따른다. 특히 회사 분할 뒤 공개 매수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인다는 의구심을 받게 되면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단계 중 2안의 경우는 절차가 좀더 복잡하다. 삼성생명의 자본 감소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사전승인이 필요하다. 또 보험 계약자의 10% 이상이 반대하면 분할이 불가능해진다. 보고서는 금융위의 승인과 보험 계약자의 동의 여부는 분할로 인해 생명사업자회사의 지급여력비율(RBC)이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노회찬 “박 대통령 대선 공약이 내 총선 공약, 진박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표창원 “변할 것 같으면 미련없이 정치계 떠날것”
김종인 “안철수, 의사하다 백신 하나 개발…경제를 알아?”
[화보]1950~1980년 사진으로 보는 서울...그때를 아십니까?
[화보] 한국 여배우 열전 50년...엄앵란 정윤희부터 김태희 박소담까지...

공식 SNS [페이스북][트위터] | [인기화보][인기만화][핫이슈]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