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민자기숙사 주변보다 2배 이상 비싸..학생·시민단체 소송 제기

최성욱 입력 2016. 2. 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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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성욱 기자 = 각 대학 총학생회와 시민단체들이 정부 지원으로 건립된 민자기숙사가 주변 원룸 시세보다 최대 2배 이상 비싸게 운영되고 있는 것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민달팽이유니온·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고려대총학생회·연세대학교총학생회·건국대총학생회 등은 10일 민자기숙사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생들의 주거권 확대를 위해 건립된 민자기숙사가 오히려 주변 원룸 월세보다 비싸 대다수의 학생들이 하숙이나 원룸에 살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10월 민자기숙사 비용이 높은 연세대·고려대·건국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요구했다.

각 대학이 공개한 기숙사 비용에 따르면 1학기 기준(4개월) 연세대 SK국제학사의 기숙사비용은 249만원으로 주변 평균(4개월) 월세에 비해 81만원(48.2%)이나 비쌌고, 고려대 프런티어관도 232만원으로 평균 월세보다 80만원(52.6%) 비쌌다.

또 한양대학교 스마트빌은 294만원으로 주변 원룸시세 보다 141만원(93.4%) 비쌌고, 경희대 행복기숙사는 146만4000원으로 주변 시세 140만원에 비해 6만4000원(4.6%) 비쌌다.

이외에도 민자기숙사가 없는 이화여자대학교와 중앙대학교는 직영 기숙사비인데도 주변 시세보다 각각 92만원(39.2%), 76만원(154.3%) 비싸게 받고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한 대학 중 한 곳인 건국대는 기숙사 비용이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에 해당된다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가의 비용에도 입주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해 3월2일 뉴시스가 보도한 <대학가 기숙사생 추가 모집 '밤샘 줄서기' 진풍경> 기사에 의하면 지난해 1학기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에서 추가 모집을 한 결과, 67명 모집에 140여명이 지원했고, 밤샘 노숙을 하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지역 사립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9.7%로 전국 평균(국공립대 21.4%, 사립대 17.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고가의 월세를 부담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민자기숙사가 학교 내 부지를 활용해 건립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산정된 것인지 강한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청년 주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민자기숙사가 오히려 학생들을 상대로 돈벌이 나선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민자기숙사 비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아져 더 많은 학생들에게 편안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secre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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