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국제금융시장..한은 기준금리 향방 한층 안갯속으로

2016. 2. 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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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발언하는 이주열 한은총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열린 금융ㆍ경제 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2.10 jjaeck9@yna.co.kr
10일 일본 도쿄 거리에서 한 행인이 니케이225 지수 시황판을 보면서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설 연휴 기간에 일본 증시가 급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조정 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7개월째 연 1.5%로 동결한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여전한 중국 경제의 불안과 선진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국내 경기 부진 속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를 고조시켜 한은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났다.

최근 국내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올해 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5%나 급락하며 수출 전선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한은이 지난달 조사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발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로 연초부터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정부가 올해 1분기(1∼3월)에 조기 재정 집행 규모를 21조원 이상 확대하기로 하는 '미니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수출과 내수에 대한 깊은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부 대책만으로 부족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으로 지원사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데는 이런 기대감이 먼저 반영됐다.

그럼에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물가, 수출 등 거시경제적 측면 외에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두루 살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등 국제 금융시장이 극도로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여 한은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복잡해졌다.

10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4%대 폭락세를 보이다가 가까스로 낙폭을 좁혀 2.31% 내린 15,713.3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10월 이래 최저치다.

닛케이지수는 전날에도 5.40% 폭락하며 이틀 연속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일본 장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 확산과 이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도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연휴 기간 줄줄이 하락했다.

일본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도입하기로 했음에도 위험자산인 주식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1∼2006년 일본은행이 제로금리를 도입하면서 금융기관이 수익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며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 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로 이어졌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은은 2014년 8월부터 작년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 포인트 내렸지만 실물경제의 개선 효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시중 통화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민간소비나 투자는 촉진되지 않고 있다.

작년 3분기에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시중통화량(M2)으로 나눈 지표인 통화유통속도는 0.71로 역대 최저치다.

기준금리 인하는 자칫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을 부추기고 가계 부채 문제를 악화할 위험도 있다.

더구나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한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10일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며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얼마나 흔들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로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래저래 한은이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조정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한층 복잡해진 모양새다.

시장에선 일본의 마이너스 기준금리 도입으로 인하 쪽으로 압력을 받던 한은이 일본 증시가 최근 며칠 새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인하 압력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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