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누적된 3중 악재..증시 제대로 버텨낼까

배미정,김윤진 2016. 2. 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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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日증시 1만6000 붕괴 ② 유가 20달러대 추락 ③ 北미사일 발사
설 연휴 기간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2~7%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11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에 얼마나 큰 파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개장 직후 국내 증시의 향방은 당장 맞닥뜨린 4대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설 연휴 기간 △일본 닛케이지수 폭락 △국제 유가 30달러 하향 돌파 △북한 미사일 발사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증폭 등 굵직굵직한 변수가 잇따랐던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한국과 마찬가지로 휴장했던 중국 증시까지 15일 다시 문을 열면 변동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

무엇보다 1년4개월 만에 1만6000이 붕괴된 일본 닛케이지수의 가파른 급락세가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1만5713.39로 마감해 지난 5일부터 4거래일간 무려 7.8%나 하락했다. 일본 증시 급락 배경에 엔화값의 가파른 급등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도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졌다는 방증인 데다 엔화 강세가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염려까지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증시마저 불안하다는 점도 염려스럽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는 2.45% 하락했고, 나스닥은 5.34%로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역시 5.57% 떨어졌다. 국가별로 살펴봐도 영국 FTSE(-4.52%), 독일 DAX(-5.47%), 프랑스 CAC(-5.46%)가 줄줄이 하락했다. 특히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술주들 위주로 크게 조정받았다는 것은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 유가가 또다시 30달러 선 밑으로 내려온 점도 악재다. 28달러 선마저 깨진 미국 텍사스산원유(WTI) 가격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바닥을 확인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도 뚜렷한 개선세가 보이지 않아 1분기까지는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까지 겹쳐 증시 상황은 더 꼬였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코스피의 내성이 강해져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개성공단 철수로 입주 상장사들의 피해도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동성 장세에서 단기 급락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는 남북 긴장관계 악화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지난 8일과 10일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소집했다. 개장 직후 시장이 불안할 경우 시장운영 비상대책반도 가동한다.

과연 한국 증시가 얼마나 버텨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휴 기간 터진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일본·미국처럼 증시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과 해외 시장보다는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 조정은 피해가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가 연휴 내내 하락한 탓에 국내 증시의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의 악재들이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이슈는 아니고 국내 증시도 연휴 전 조정 장세를 거쳤다는 점 등에서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 글로벌 증시가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의회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사다. 시장 관심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여부로 쏠리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3월 중순 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게 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신흥국 통화, 유가, 원자재 가격들이 반등할 수 있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신호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고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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