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스폰서 거부한 EPL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16. 2. 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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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로고

프로스포츠에서 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해당 리그의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로 불리는 타이틀스폰서가 대표적이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정반대의 길을 걷기로 했다.

EPL 사무국은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6~2017시즌부터 사용될 공식 로고를 발표했다. EPL을 상징하는 동물인 사자 얼굴이 강조된 이 로고에는 타이틀스폰서인 ‘바클레이’가 빠진 채 프리미어리그라는 문구만 간결하게 담겨 있다. EPL의 새 로고를 만든 디자인스튜디오 CEO 폴 스태포드는 “우리의 목표는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정체성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PL이 타이틀스폰서와의 결별을 알리는 선언이다.

EPL은 타이틀스폰서가 주요 수입원 중에 하나였다. EPL이 출범한 1992년 칼링과 연간 1200만 파운드(약 208억원)에 후원계약을 맺은 것으로 시작해 2004년부터 인연을 맺은 바클레이와의 마지막 계약 규모는 연간 4000만 파운드(696억원)에 달했다. 차기 시즌에는 그 금액이 50% 늘어난 6000만 파운드(1043억원)로 새롭게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PL이 타이틀스폰서를 과감히 포기한 것은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게 목적이다. 영국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EPL이 타이틀스폰서를 포기한 것은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풋볼(NFL)의 선례를 따른 것이라 지적했다. 영국 혹은 유럽에 한정된 색채가 강한 타이틀스폰서를 내려놓는 게 유럽밖의 지역을 공략하는 데 유리하다는 얘기다.

EPL의 수익 규모가 더 이상 타이틀스폰서에 발목이 잡히는 수준을 넘어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을 포함한 EPL의 해외 중계권료 총액이 이미 20억 파운드(3조 4780억원)를 넘어선 상황에서 굳이 작은 이익을 욕심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EPL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덧붙여 광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 EPL 사무국 대변인은 “차기 시즌부터 EPL은 타이틀스폰서에서 벗어나 프리미어리그로서의 자생력을 찾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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