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왜 폭락하나..유가하락·엔화강세 복합 영향

한상연 2016. 2. 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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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에서 3일 한 남성이 증권회사 앞 시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전거래일 대비 3.15% 크게 내린 1만7191.25로 거래를 마감했다.2016.02.03

【서울=뉴시스】 한상연 남빛나라 기자 = 일본 증시가 이틀 만에 거의 8%나 추락하는 등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늘면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증시가 2월 들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2일 1만7750.68이던 니케이지수는 9일 1만6085.44로 단 5거래일 만에 1665.24포인트(9.38%)가 하락했다.

10일에도 니케이지수는 장중 3% 넘게 하락, 결국 전 거래일보다 2.31% 떨어진 1만5713.30로 장을 마감했다.

연일 일본 증시가 추락하는 건 요동치는 국제유가와 엔화 강세에 따른 주도주 수출·금융주 하락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날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15.12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경기둔화 뿐 아니라 유럽과 뉴욕의 금융주 급락으로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로 수요가 몰리면서 강세로 이어졌고, 이같은 '쏠림 현상'은 다시 일본 증시에 연쇄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은행권 부실대출 불안감에 급락했고, 뉴욕 증시도 금융주 주도로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유럽 주요국의 은행 주가가 급락하고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은행 결산(실적) 저조로 재무악화 불안감이 고개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엔화 매수세를 가속화시켰다. 엔-달러 환율은 125엔을 넘긴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최근들어 엔화의 강세가 거세지고 있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증시 급락은 최근 일본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했음에도 엔화 약세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강세 기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팀장은 "과거 일본이 금리를 낮추며 엔화 약세가 나타났고,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 증대 효과로 나타났는데, 반대로 최근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일본 내 수출주 및 은행주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본 주식시장 내 수출·금융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만큼 이들에 대한 불안심리가 일본 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엔화 강세만이 증시 급락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무엇보다 계속되고 있는 저유가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더구나 국제유가가 당분간 반등 추세로 돌아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본발 금융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LIG투자증권 김예은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잠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다 다시 떨어지는 형국"이라며 "25달러가 국제유가의 바닥으로 보고 있으며 2분기 초까지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전체에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환 연구원도 국제유가에서 원인을 찾았다. 잠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유가가 재차 하락 곡선을 그리며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진 탓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빠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산유국들이 감산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며 유가가 재차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와 함께 엔화 강세까지 지속되면서 일본 증시가 크게 빠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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