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장서갈등에 겁나 장모까지..남편도 괴로워

입력 2016. 2. 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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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숭실사이버대 이호선 교수

▷ 한수진/사회자: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 강원도 어느 시골마을 어귀에 이런 현수막이 내걸렸답니다. “애미야 어서 와라. 올해 설거지는 시아버지가 다 해주마” 음식 준비에 손님맞이에 명절 치르기가 얼마나 고역인지를 반증하는 글귀가 아닌가 싶은데요. 어느덧 설날 연휴 마지막 날이 됐습니다.

아내들은 아내들대로, 남편들은 남편들대로 또 자녀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명절을 통과하며 이른바 명절증후군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요. 이 시간에는 숭실사이버대 이호선 교수 연결해서 어떻게 하면 명절 증후군 잘 다스리고 일상생활로 잘 복귀할 수 있을지 말씀 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호선 교수님?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설 명절 잘 쇠셨어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네 잘 지냈습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쉽지 않네요. (웃음)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웃음)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그런데 일을 하건 안 하건 조금씩 들은 명절증후군을 앓는 것 같아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며느리들이 보통 명절을 수명이 끊어진다고 해서 명절이라고 하긴 하죠. 그만큼 힘드니까.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요즘 명절 화병이라는 얘기도 하던데요. 실제적으로 우리 몸에 여러 가시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얘기인 것 같아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렇죠. 이걸 우리가 병리 쪽에서는 신체화증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정신적인 문제가 몸으로까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미 명절 시작하기 전부터 명절전증후군이 시작되는 분들이 많은데 대개 증상이 뭐냐 하면 머리가 아프다든지 아니면 머리가 갑자기 빙글빙글 돈다든지 헛구역질이 나온다든지 아니면 몸살이 난다든지 갑자기 전에 걸리지 않던 감기가 걸린다든지 입맛이 뚝 떨어진다든지 이런 현상인데 명절을 통과하고 나면서 이 부분이 충분히 잘 해소가 안 되고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우울감이 증가되거나 아니면 대상포진 같이 힘든 상황을 겪는 분들도 상당히 계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힘든데 그렇죠. 대상포진. 아니 그런데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다고도 하잖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명절증후군 시달리는 주부들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렇죠.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명절이 되면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여성들의 일이 사실상 평상시에는 많이 줄었거든요.

그런데 명절은 여전히 대가족이 모이는 일이라 평소와 다른 만큼의 일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증폭이 되고요. 그리고 명절이라는 게 놀이문화는 빠지고 사실 먹을 일만 남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더 많이 먹게 되고 더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되고 그러면서 사실상 이 명절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며느리 심사대 직장으로 말하자면 감사 기관이 돼 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명절 전부터 시작해서 맨 마무리 뒷정리까지 다 마치고 집에 와서도 사실은 쉬지 못하고 그 이후에 관계들이나 이런 것들을 정리하고 또 평가까지 받아야 하는 게 며느리라 옛날보다 많이 쉬워진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부담은 더 커졌다 이렇게 봐야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제가 앞서서 강원도 어느 마을 착한 시아버님 이야기도 했지만 요즘 앞치마 질끈 동여매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남성들도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많이 늘었죠. 인식도 많이 좋아지고 특별히 맞벌이가 많이 증가했잖아요. 지금 우리나라 맞벌이 인구가 550만 정도 된다고 추정되고 있는데 이렇게 맞벌이가 증가하다보니 남성들의 역할도 많이 커지게 됐고 남성들은 옛날하고 다르게 퇴근하고 나면 진공청소기 쭉 돌리고 들어온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사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의식이 많이 변화했다는 건데 또 그렇게 해야 아내들이 열심히 돈 벌고 본인도 만사가 편해서 신조에 지장이 없잖아요.

그렇다보니 남성들이 말 그대로 앞치마 동여매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연세 드신 분들은 이게 뭐냐 하시겠지만 사실 이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은 엄살 떨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한국 남성들의 가사노동시간은 OECD 국가들 중에서 꼴찌죠?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여전히 아직도?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지금 전 세계 남성들 얼마나 일하나 이번에 조사가 나왔는데 하루 139분 일한다 이렇게 나왔는데요. 우리나라 남성들은 45분이라고 하거든요. 그나마도 맞벌이하는 남성들은 전업주부인 아내를 둔 남성들보다 일을 덜 합니다 이러다 보니까 사실은 뭐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적어도 남성들도 제가 볼 때에는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죠.

그리고 가사노동에도 참여하겠다 이렇게 의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긴 계신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근로시간이 워낙에 길잖아요. 특별히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의 근로시간이 긴 건 사실이고 그런데 그렇긴 하더라도 앞으로 여성들의 활동이 더 증가하고 아이들에게 건강한 또 양성이 평등하다는 걸 보여주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남성들이 조금 더 분발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퇴근 좀 일찍 하게 해야 돼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럼요.
 
▷ 한수진/사회자:
 
저녁이 있는 삶을 허하라. 우리 사회가 그런 분위기가 돼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요즘에는 고부갈등이라는 말도 있지만 장서 갈등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렇죠. 요새 무서운 장모님을 겁나장모라고 부르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겁나장모? (웃음)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겁나장모라고 부르는데 실제 여성들의 파워가 세진 것도 있겠지만 남성들이 처가에 여럿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여성들을 키워내느라 여러 심적 물적 투자를 많이 했던 장인 장모님들이 내 딸이 잘 사는 가에 대한 관여도도 높아지고 하다 보니 실제적으로 옛날에 백년손님이었던 사위에 관련해서 예전에 비해 장모님이 씨암탉을 잡아주기보다 사위를 잡게 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장서갈등 곧 장모님 장인어른과 사위 간의 갈등이란 말이 나오게 됐는데요.

신 모계사회다 이런 이야기도 할 만큼 장모님 위력이 커진 것도 있지만 남성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줄어들고 옛날에 가부장 시절에 남성들이 가지고 있던 위치랄까 이런 것들이 현대사회에 오면서 변화하면서 남성들은 아직도 그 권력을 유지하고 싶고요.

그런데 실제적으로 장인 장모가 보기에는 옛날에 그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고 그렇다 보니까 둘 간의 일종의 권력투쟁이라면 권력투쟁이고 아니면 사랑싸움이라면 사랑싸움일 텐데 이게 심각한 경우도 치닫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건 아이고 투닥거리네 이 정도로 볼 건 아닌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잘 풀어내야 되는 거네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하면 될까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사위가 잘해야겠죠.
 
▷ 한수진/사회자:
 
일단 사위의 노력이 선행이 돼야 되겠죠.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리고 장인 장모님들도 물론 우리 딸이 훌륭하고 가서 고생하지 않나 걱정되는 부분이 많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격려해주시고 사위의 위상을 세워주시는 것도 어쩌면 딸의 행복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부모들이 겪는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인데 요즘 보면 취업준비생들 또 결혼 적령기 청년들 상당한 스트레스 받는다는 거 아니겠어요? 특히 명절 때 말이죠?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이번에 취업준비생들이나 이번 수능을 잘 못 봐서 이번에 수능에 실패했던 친구들이나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애인 소식이 없다는 청년들 같은 경우는 아마 이번 명절이 고비를 넘는 일이었을 겁니다. 실질적으로 어르신들하고 만나보면 할 말이 없잖아요.

할 말이 없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미 가기 전부터 질문은 알고 있었는데 답이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가서 앉아서 먹는 것도 불편하고, 앉아도 불편하고, 서도 불편하고, 같이 있어도 불편하고, 나갔다 들어와도 물어보니까 여러모로 많이 불편했을 텐데 실질적으로 이런 각각의 상황들이 다 모이면 스트레스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명절 갔다 오면서 다시는 내가 추석 때는 결코 안 간다 혹은 취업이 될 때까지 결코 안 가겠다 이렇게 다짐하는 청년들도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사실은 이게 개인의 노력을 안 해서 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구조적인 문제와 경제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잖아요.

너무 상심하지 마시고 우리가 또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 있으니까 열심히 하되 단 어르신들 중에 보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신 분들이 계셨을 거예요. 그런데 그건 미워서라기보다도 그냥 할 말이 없었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마음 속상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말이죠. 어른들이 그냥 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구나. 이렇게 새겨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지금 또 말씀 듣다 보니까요. 며느리에게도 그렇고 사위에게도 그렇고 청년들에게도 그렇고 서로 잘했다, 수고한다, 고맙다, 이런 한 마디 칭찬이 참 필요할 것 같아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굉장히 중요하죠. 어떤 일이 있었을 때 그 일이 하나의 큰 행사일 경우 명절은 큰 행사잖아요. 이럴 때에 누군가가 잘했다, 수고했다, 애썼다, 이런 말 하면 사실은 앞에 있었던 많은 수고와 고통들이나 노력들이 다 가름이 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걸 남편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그러니까요. 노래방 같은 데 부장님하고 같이 가면 무조건 무조건이야 이런 노래 부르잖아요. 부장님을 향한 나의 마음은 무조건이야 이렇게 노래 부르는데 이번에는 이게 사실 집안에 들어오면 잘 안 되는 이유가 일단 집안에는 노래가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웃음) 남편들이 한번 이번에 노래를 해주시면 어떨까 싶은데 이게 어려워서가 아니라 사실 어색해서 그렇거든요.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해본 적이 많지 않고 내 부모 세대가 표현하는 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일단 남편들이 이번에 용기를 내셔서 봉투에 신사임당 두 분 넣으셔서 거기다가 쪽지로 여보 수고했어 한 다음에 1박 2일 정도 찜질방이나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신다면 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거고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좋겠어요. 참 좋을 것 같습니다.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만약에 남편이 너무 무뚝뚝하다. 스스로 챙겨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좋은 하루 되세요.
 
▷ 한수진/사회자:
 
숭실사이버대 이호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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