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만년 꼴찌인데 진박 타령 신물이 나"

정효식 2016. 2. 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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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이 본 대구민심

“경제는 만년 꼴찌에 아들(아이들) 일자리도 없는 데 진박(眞朴ㆍ진실한 친박)타령만 해 샀는지….”

지난 8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서 만난 류성일(57)씨는 혀를 찼다. 류씨는 “내 장사가 안돼 죽겠는 데 정치인은 빼지를 달겠다고 대통령을 팔아먹는 장사만 하네예”라며 한숨을 쉬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은 2014년 기준 1894만원.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20년 연속 최하위다. 매년 1만명꼴로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고 있고, 인구도 2010년 말 253만명에서 지난해 말 248만명으로 5만명 가량 줄었다.

더민주 깃발을 들고 대구 수성갑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58) 예비후보가 탐방한 설 민심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5~7일 대구 서문시장과 시지동 토요시장 등 재래시장을 찾았고 8~9일은 동화사ㆍ은해사ㆍ파계사ㆍ청계사ㆍ금강사ㆍ능화사 등 사찰을 방문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년 대한민국 산업구조가 바뀌는 동안 충청도는 산업을 고도화하고 GRDP를 전국 2위까지 올려놨는 데 대구는 정치적인 경쟁도 없고 변화에 둔감하다 보니 대기업 유치만 쳐다보다가 가라 앉았다는 얘기들이 많다. 이제는 우리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다른 지역처럼 큰 소리도 내고 죽기 살기로 해서 대구를 살려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더민주 소속인)'김부겸이를 믿을 수 있냐'는 기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역을 지켰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을 포함한 소위 비박(非朴)계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 등의 진박 후보 간 대결 얘기도 이 지역 설 차례상에 관심있게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그다지 긍정적으로 평하는 이는 없는 것 같다"는 게 김 후보의 얘기였다.

실제 기자가 지역에서 만난 회사원 이현수(44)씨는 "같은 여당 안에서 누구는 진박이네, 누구는 비박이네, 탈박이네 얘기만 나오니 신물이 난다. 싸움은 그만하고 시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챙기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설 연휴 직전인 5일 공개된 SBS 여론조사(TNS, 2월 1~3일)에서 52.5% 지지율로 새누리 김문수 후보(30.8%)를 앞섰다. 그는 “수치는 믿지 않지만 대구에서 김부겸한테 50% 이상 지지도가 나오는 거는 바꿔보자는 시민들의 바람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역시 인정하는 마지막 변수가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고비’마다 대구 서문시장 등지를 찾아 지역 민심을 움직였다. 이번에도 4ㆍ13 총선 전 한두 차례 대구를 찾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시민들이 2012년 절박한 심정으로 박 대통령을 지지했고 지금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기원하는 마음이 여전하다”면서도 “이번엔 김부겸이나 유승민 같은 새로운 후보들이 나타났으니 우리도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함께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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