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 달라진 DNA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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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KBO리그를 대표했던 홈런타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뒤를 이었다. KBO리그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는 오랫동안 바라볼 수는 있지만, 다다를 수 없는 '우리와 다른 야구 유전자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 뛰는' 꿈의 무대였다. 그런데 KBO리그 투수 류현진과 내야수 강정호가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을 높이고 높은 문턱을 낮췄다. 물론, 한국야구가 경쟁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박찬호가 1990년대 메이저리그의 원조 '개척자'였다면, 류현진과 강정호는 또다른 의미의 '개척자'다.
기존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까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국가대표 출신 7명이 동시에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한국야구가 자랑하는 최고 선수들이 동시에 메이저리그에 서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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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어린 나이에 성급하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유망주들이 줄줄이 실패했다. 몇 년간 이어지는 마이너리그 생활, 국내와 다른 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낙오자가 속출했다. 이제 무모한 도전은 많이 사라졌다.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메이저리그로 가는 루트가 자리를 잡았다.
추신수를 뺀 6명이 KBO리그에서 성장한 토종 선수다.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 지난해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현수는 KBO리그 성적, 경력만으로 메이저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둘은 남다른 성장 스토리로 주목을 받았다. LG 트윈스 1차 지명 선수인 박병호는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유망주에 머물고 있다가,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해 거짓말처럼 잠재력을 꽃피웠다. 신일고를 졸업한 김현수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두산 육성선수로 시작했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가 만들어낸 최고 품질의 완성품이다.
오승환을 제외한 6명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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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국인 메이저리거 다수는 투수였다. 최희섭 이후 추신수가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였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인 야수들의 잠재력을 낮게 봤다. 하지만 지난해 강정호가 의미있는 첫 걸음을 내딛은데 이어 올해 박병호 김현수 이대호가 가세해 타자 비중이 높아졌다. 7명 모두 1980년대 생으로 20대 말부터 30대 초반이다. 선수 수가 늘면서 포지션, 보직도 다양해졌다.
올해 메이저리그가 한국팬들 앞으로 바짝 다가올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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