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위안화 절하' 비상..韓경제 타격 우려

입력 2016. 2. 10. 07:08 수정 2016. 2. 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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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김경윤 기자 = 위안화 가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 세계 경제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7.5위안까지 빠르게 하락하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당 7.5위안은 지난 5일 시장 마감가인 6.5695위안보다 14% 가량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작년 8월과 올해 1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질서정연하고 통제된 위안화 절하가 아닌 갑작스러운 절하는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말 전문가들의 위안/달러 환율 중간 전망치는 달러당 6.76위안이다. 66명의 전문가 중 올해 말 7.5위안을 점친 곳은 라보뱅크가 유일하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말 각각 7.16위안, 7.17위안까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것을 전망했다. DNB그룹도 4분기 말 7.03위안을 점쳐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G는 위안화 가치가 올해 말 달러당 6.8위안까지 떨어지겠지만, 달러당 7.5위안까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은 35%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 위안화 속락이 도미노 효과 가져오면 '큰일'

국제금융업계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는 지난 10년간 이어온 위안화 절상 추세가 뒤집히는 것으로 중국과 무역이나 금융 관계로 얽혀 있는 인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또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이 증대하고 전 세계 환율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위안화의 빠른 절하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 중 하나다.

SG는 달러당 7.5위안은 시장이 펀더멘털을 평가하기도 전에 과잉 반응할 위험이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SG는 위안화 가치가 7.5위안까지 떨어지는 것만으로는 전면적 금융위기가 오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고 신흥국 통화 가치가 추가 약세를 보여 이것이 대규모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까지 타격을 미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위안화 속락,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부각

문제는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촉발시키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배민근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위안화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안 좋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라며 "(중국 수요 둔화 우려로) 가장 큰 문제는 유가가 속락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SG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 중국 자산에 투자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관련 자산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고, 그중에서도 러시아, 남아프리카, 멕시코, 말레이시아, 한국 등의 통화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역사적으로 중국이 위안화를 크게 절하시킨 경우는 1994년 1월 환율제도를 바꾸면서 위안화를 달러당 49% 절하한 경우다. 당시에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는 중국과 경합한 동아시아 인접국의 경상수지를 크게 악화시켜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

KDB대우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호재, 절하는 악재로 각각 작용했다며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중국이 외환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은 작지만, 기대가 급격히 바뀌면 시장의 쏠림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위안화 빠르게 하락 시 韓 수출 악영향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빠른 절하가 한국의 수출과 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위안화가 원화에 대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은 약 3% 감소하고, 특히 기계 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천 연구원은 "총 수출이 7% 감소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0.4%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며 위안화 절하로 원화도 절하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위안화가 더 빨리 떨어지면 격차가 확대돼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안화 절하가 원화 절하 압력으로 작용해 한국의 수출에 호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1월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위안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10% 절하되면 한국과 대만, 멕시코 등의 수출은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위안화 약세에 대응해 이들 통화가 동반 약세를 띠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위안화 절하로 고조되는 금융 스트레스나 위험은 가정하지 않았다.

천용찬 연구원은 "문제는 속도의 문제"라며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더 빨리 떨어지면 한국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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