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사람 연달아 밟고 지나간 운전자들 '무죄'

대전CBS 고형석 기자 2016. 2. 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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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2~3차 사고로 사망했다고 보기에 증거 부족"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교통사고로 도로에 쓰러진 사람을 연달아 밟고 지나간 차량 운전자들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

1심 법원은 이들이 낸 2~3차 사고가 피해자 사망과 관계가 있다고 봤지만, 항소심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태영 부장판사)는 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모(33) 씨와 박모(38)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월 8일 오전 2시 35분쯤 충남 아산시 염치읍의 한 도로에서 자신들의 차량으로 앞선 교통사고로 쓰러져 있던 A(59) 씨를 그대로 밟고 지나간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정 씨는 도로 우측에 차량을 정차했지만, 직후 박 씨의 차량이 그대로 A 씨를 덮쳤다.

박 씨는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A 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1심 법원은 A 씨의 사망이 이들이 낸 사고와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자동차 역과로 인해 전신에 걸쳐 고도의 손상이 형성돼 있었고, 손상 당시 출혈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 역과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었기에 출혈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차량으로 밟고 지나가기 전 피해자가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 제기한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의사가 작성한 사체 검안서에는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미상'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피해자에게 나타난 일부 출혈이 이 사건 2~3차 사고로 인한 출혈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2~3차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대전CBS 고형석 기자] koh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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