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TV]정규편성 불씨당긴 '몰카배틀' 이경규 MBC 재진출 발판되나

파일럿 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친 '몰카배틀'이 이경규의 재도약에 힘을 실어줄까.

개그맨 이경규와 방송인 노홍철, 슈퍼주니어 이특은 2월9일 방송된 MBC 설특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몰카배틀-왕좌의 게임'(이하 몰카배틀)에서 몰래카메라를 선보였다.

'몰카배틀'은 한 명의 연예인을 포섭해 속였던 9년 전 이경규표 원조 몰래카메라 콘셉트에서 벗어나 3명의 MC 이경규와 노홍철, 이특이 다양한 콘셉트의 몰카를 선보이는 프로그램. 왕좌를 차지할 주인공은 시청자들의 최종 선택을 통해 결정됐다. 9년 만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콘셉트로 부활한 몰래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은 정규편성이 기대될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노홍철과 이특은 새 MC로 합류, 90년대 '몰래카메라'로 전성기를 맞았던 이경규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먼저 이특은 아이돌 스캔들 전문 특화 MC라는 콘셉트로 홍콩에서 걸스데이 민아와 함께 애정행각을 벌이는 연기를 펼쳐 혜리 속이기에 나섰다. 이특과 민아는 열애 중이라는 거짓말을 하며 입술 뽀뽀 연기까지 선보였고 혜리는 깜짝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혜리는 순순히 몰래카메라 희생양이 되는가 싶었지만 제작진과 짜고 오히려 두 사람을 속이며 반전을 안겼다.

과거 MBC '무한도전'에서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던 노홍철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일반 시민을 상대로 감동의 관찰 몰래카메라를 준비했다. 두 명의 예비신부는 예비신랑이 자신을 위해 프러포즈를 준비했다고 착각했지만 노홍철과 함께 몰래카메라를 준비한 이는 예비신부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준비한 영상에는 예비신부의 어릴 적 사진, 아버지의 영상편지 등이 담겨 있어 예비신부,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노홍철과 이특의 활약에도 이경규는 굳건했다. 25년 몰카의 거장답게 과거 쌓아둔 내공을 적극 활용, 눈치 빠르기로 소문난 방송인 전현무를 감쪽같이 속인 것. 이경규는 총 123표 중 62표를 획득, 무려 50.4%의 지지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이경규와 제작진은 가수 채연의 도움을 받아 전현무에게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을 제안한다는 내용의 몰래카메라에 성공했다. 전현무는 가상 결혼 상대로 중국 여배우 장신위안을 택하며 미소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 입을 한껏 벌린 채 관상을 보는 모습, 생각보다 적은 액수의 출연료에 불만을 표하다 중국 연기자들의 싸우는 연기에 8,000만원에 출연을 결심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더했다.

이날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호평, 정규편성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몰카배틀'이 이경규의 전성기를 다시 열어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경규는 90년대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등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며 전 국민적 사랑을 받은 MBC 대표 개그맨. 이후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2005년부터 다시 방송돼 2007년까지 약 2년간 변함 없는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MBC에서 이경규의 활약은 과거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지난해 방송된 '경찰청 사람들'를 통해 약 7년 만에 MBC로 복귀해 화제를 모았지만 스케줄상의 이유로 프로그램을 떠났다. 이후 '경찰청 사람들'도 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지난 1월9일 MBC '무한도전' 예능총회 편에 출연해 여전한 예능감을 몸소 증명한 데 이어 9년 만에 선보인 '몰카배틀'으로도 호평받는데 성공한 이경규가 '몰카배틀'을 MBC 재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지 기대가 쏠린다.(사진=MBC '몰카배틀' 캡처)

[뉴스엔 황혜진 기자]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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