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측근이었던 박근혜 인사들, 이젠 '칼' 겨누다

홍세희 2016. 2.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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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주요 인사였던 김종인·이상돈 野 핵심으로 '변신'
조응천도 野로, 유승민 주목…총선 결과에 관심 쏠려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 역할을 했거나 보좌해온 인사들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대결'을 펼치는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시점부터 대통령에 당선돼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해온 몇몇 인사들이 '적진'인 야당의 핵심 인사로 변신, 박 대통령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한 배를 탔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을 택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대표적이다.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모셨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 친박실세 였지만 원내대표직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당내에서 '진박' 경쟁자를 상대로 일전(一戰)을 준비 중이다.

이들의 행보는 결국 이번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로 정치적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파격적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활약한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원장. 그는 4선 의원·장관·교수를 역임하며 쌓은 유·무형의 정치자산을 토대로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한 바 있다.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18대 대선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를 내걸어 박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새누리당의 핵심 공약으로 19대 총선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 각종 공약 폐기를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박 대통령과 거리를 뒀고, 지난달 14일 더민주 문재인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전격 더민주행(行)을 택했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교수는 정치쇄신분과위원장을 맡은 후 '박근혜 캠프'에서 정치발전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영입을 시도했지만 당내 반발로 철회한 바 있고, 지난 2일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 당 합류를 결정했다.

'박근혜의 남자'는 아니지만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을 맡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전 비서관도 더민주에 입당했다. 그는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지난 2014년에 기소됐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직원 감찰과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조 전 비서관은 20대 총선에서 청와대의 비밀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그는 "저격수 역할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며 부인한 바 있다.

김 위원장, 이 교수와 달리 새누리당에는 남아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진 인사도 있다.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으로 깜짝 발탁하면서 인연이 시작됐지만 지금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된 이른바 진박 후보들의 ‘현역 물갈이’ 타깃이 됐다.

유 전 원내대표는 17대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으며 '이명박 저격수'로 나서기도 했지만 이후 박 대통령의 행보에 잇단 비판을 내놓으며 각을 세우기 시작했고, 지난해 7얼 '거부권 정국'을 거치며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이들의 정치적 선택이 20대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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