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항암제' 넥시아 효능 논란 10년째..왜?

이재은 2016. 2. 1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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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 증명 위해 생존환자 명단 공개 vs 임상실험 통해 안전성과 효능 검증 필요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한방암치료제 넥시아에 대한 효능 논란이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넥시아는 2006년 최원철 단국대학교 부총장이 옻나무 추출물을 이용해 만든 한방 암치료제다. 당시 최 부총장은 "넥시아로 치료한 말기 암환자 216명 중 114명(52.7%), 그 중 4기 말기암 환자 22.4%가 5년 이상 생존하고, 혈액암(백혈병 포함)은 무려 73.1%가 5년 이상 생존했다"고 밝혀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1년에 3000만~4000만원 이상인 거액을 들여 넥시아를 투약받아도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또 일부 의료계에서도 넥시아에 대한 과학적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거센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넥시아 옹호 단체인 대한암환우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넥시아 복용으로 말기암을 극복했다는 환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넥시아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진 환자 133명이 모여서 만든 단체로, 넥시아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 말기암에서 벗어난 환자 10여명의 명단과 치료 과정 등을 밝혔다.

이날 이정호 대한암환우협회 회장은 "우리는 양방병원으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나 넥시아 치료를 받고 5년에서 19년 넘게 생존하고 있는 암환자들과 그 가족들"이라며 "넥시아 치료를 받고 암을 완벽하게 극복해 현재 군복무를 하는 청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회인 등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넥시아를 경험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불법이라고 치부해 온갖 비난을 퍼뜨리고 있다"며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넥시아 치료가 지금 중단될 위기에 놓여있고, 이미 제조된 의약품마저 폐기될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넥시아 개발자인 최 부총장도 참석해 "넥시아를 향한 지속적인 음해와 음모가 이어져 유감"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대한암환우협회 기자회견이 마치 막장드라마 같았다"며 넥시아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객관적·과학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단체들은 넥시아의 효능과 관련한 객관적 검증을 위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산하에 '넥시아검증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했다. 또 넥시아로 치료받은 말기 암환자들의 자료들을 받아 이를 기초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넥시아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환단연은 2014년 5개 환자단체 대표들로 '환자단체넥시아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넥시아 치료로 5년 이상 생존한 말기 암환자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원철 단국대 교수와 암환우협회 측에 협조 요청을 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환단연은 "대한암환우협회는 넥시아 치료로 고형암 4기는 22% 이상, 백혈병·혈액암 4기는 73% 이상이 5년 이상 생존시킨다는 주장만 하지 말고, 넥시아 관련 임상시험을 신속히 진행해 식약처 허가도 받고 급여화도 해 말기 암환자라면 누구나 약값의 5%만 부담하고 넥시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에서 넥시아 효능을 검증할 수 있도록 최원철 교수의 결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넥시아가 경제적 능력이 되는 말기 암환자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말기 암환자들에게는 또 한 번의 절망감을 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환단연은 "넥시아 치료로 5년 이상 생존하는 말기 암환자 4명의 공개 증언은 매달 수백만 원의 약값을 지불할 경제적 능력이 되는 말기 암환자들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 말기 암환자들에게는 또 한 번의 절망감을 줄 뿐이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여전히 넥시아의 효능이 입증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석하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전문위원은 "의협은 넥시아 복용 환자의 생존 명단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넥시아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려면 환자 명단이 아니라 넥시아를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하는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들에게 넥시아의 효과라고 주장하는 근거들이 왜 근거가 아닌지를 설명해주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약을 믿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환자들의 생명은 누가 책임질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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