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들 "가만히 있을수야" 3·1운동 거사 준비
8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재일본한국YMCA회관에서 열린 ‘2·8독립선언 제97주년 기념식’에서 도쿄한국학교 학생-학부모합창단이 가곡 ‘아름다운 나라’를 부르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8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재일본한국YMCA회관에서 열린 2·8독립선언 제97주년 기념식. 이종찬 광복회 이사는 축사를 하기 전 기자와 만나 2·8독립선언에서 3·1운동으로 이어지는 거사의 태동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촌 선생 등 애국지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 달 후 3·1운동이 벌어지는 도화선이 됐고,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진 2·8선언 과정은 긴박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젊은 엘리트들은 97년 전 이날 학우회 임원 선거를 구실로 조선기독교청년회관 1층 강당에 유학생들을 모았다. 사전에 인쇄한 2·8독립선언서와 결의문, 민족대회소집청원서는 이미 일본 정부와 각국 대사관, 일본 신문 및 잡지사에 보낸 뒤였다.
귀국 후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백관수 선생이 학생들 앞에서 “우리 민족에 민족자결의 기회를 주기를 요구한다”며 독립을 선언했다. 이어 김도연 선생이 “이 모든 항목의 요구가 실패할 때 우리 민족은 일본에 대해 영원히 혈전을 선포한다”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강당은 박수 소리로 가득 찼으며 결의문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이며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이 이사는 “세계 독립운동의 역사를 보면 보통 변방에서 시작돼 중앙으로 확대되는데 일제 침략의 중심지인 도쿄 한복판에서 유학생들이 독립선언을 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주동자들이 경찰에 체포됐지만 남은 이들은 경시청 바로 앞 히비야 공원에서 2월 12일과 24일 연이어 집회를 열어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일제에 순종했더라면 조선에 돌아와 떵떵거리며 살았을 유학생들이 이를 포기하고 일어선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3년 후인 2019년에 100주년이 되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 이사와 함께 유흥수 주일대사, 이낙연 전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위제하 오성규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을 포함해 200여 명이 기념식장을 가득 메웠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80조원 썼는데 0.72명…그 돈 다 어디로 갔나요”
- 의료개혁특위 첫 회의…“의료개혁 추진 시급”
- [단독]野 “방송3법-양곡법-연금개혁도 의제” 대통령실 “여론전 의도”
- [단독]위너즈 사기코인 의혹 일자… 유명배우, 경영진에 “발 빼라” 조언
- 하이브, 오늘 민희진 고발…“어도어 빈껍데기 만들자” 등 물증 확보
- [횡설수설/정임수]빈 살만의 ‘네옴시티’ 사막의 신기루 되나
- 평소에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 “월급 450만원에 타워팰리스 입주 도우미”…구인 공고에 갑론을박[e글e글]
- 정부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 반대”
- 내년 공무원연금에 국가보전금 10조 ‘역대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