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멸→괴멸→궤멸..김종인 발언 하루 세 번 고친 더민주

안효성.박유미.강정현 2016. 2. 1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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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파주 9사단 방문"언젠가는 북한 체제 궤멸"흡수통일 금기 삼던 당 발칵대변인, 자멸로 했다 괴멸로"괴멸엔 공격 뜻" 궤멸로 바꿔김 "뭐든 스스로 망한다는 뜻"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둘째)이 9일 경기도 파주의 한 부대를 방문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사진 강정현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 국방을 튼튼히 유지하고 그 과정 속에 우리 경제가 보다 더 도약적으로 발전한다면 언젠가는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9일 말했다.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 육군 제9사단 임진강대대를 방문해서다.

김 위원장이 ‘궤멸’이란 단어를 써서 인사말을 끝내자마자 현장에서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궤멸이란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 흡수통일하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무너지는 ‘자멸’의 의미다”고 해석을 추가했다.

이후 더민주는 김 위원장의 인사말 자료만 세 차례 고쳐 보냈다. 발언 속 단어를 자멸(自滅·오후 1시43분)→괴멸(壞滅·2시3분)→궤멸(潰滅·2시9분)로 정정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도 열어 “흡수통일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당 통일기조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햇볕정책이 기조인 더민주에서 ‘흡수통일’이란 단어는 금기어다. 당 강령 및 정강정책에도 “대화를 통한 협력과 평화정착 노력을 통한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추구한다”고 명시해놨다.

그런 더민주에서 당 대표가 “궤멸”이란 단어를 사용하자 혼선이 빚어졌다. 김 대변인은 자멸→괴멸→궤멸로 인사말을 사후 정정한 것에 대해 “괴멸과 궤멸은 의미 차이가 있다. 괴멸은 우리가 공격해서 무너뜨리는 의미가 있고, 궤멸은 자멸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궤멸은 ‘무너지거나 흩어져 없어짐. 그렇게 만듦’의 의미다. 괴멸도 ‘조직이나 체계 따위가 모조리 파괴되어 멸망함’을 뜻한다.

그래도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와해’나 ‘궤멸’이란 표현을 써서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하는 흡수통일론을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당은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배제, 화해·협력 적극 추진이라는 3대 원칙과 기조에서 단 한 걸음도 바뀌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전 김 대변인은 “우리 위원장이 말씀을 아주 시원시원하게 해주셔서 소화가 안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자멸이나 궤멸이나 스스로 망한다는 의미”라며 “여기서 평화통일·남북화해를 아무리 이야기해도 북한에서 대화도 응하지 않고 도발을 계속하면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발언 수위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준 기존의 야당과 차별화하려는 생각으로 한 말인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일인 지난 7일 비대위 회의에선 “핵 개발을 해도 결국 (북한은) 와해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새누리당에선 익명을 요구하며 “궤멸이든 자멸이든 맞는 말인데 난리가 난 야당이 이상하다”는 반응을 내놓은 의원도 있었다.

글=안효성·박유미 기자 hyoza@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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