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인터뷰]콩두컴퍼니 서경종 "한번도 성공이라 생각해 본 적 없어"

2016. 2. 1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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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컴퍼니는 지난 2014년 설립 이후 2년 만에 질적, 양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 벤처업계에서 MCN 분야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작년에는 국내 유수의 투자사들로부터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e스포츠 팬들에게는 여전히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스타1)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지만 최근 콩두컴퍼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모바일 게임까지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하고 있는 회사다. 또한 아프리카TV나 다음티비팟은 물론 유튜브, 트위치, 중국의 롱주티비, 도우티비 등 해외 인터넷 방송 및 VOD 서비스 플랫폼과의 제휴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당연하게도, 콩두컴퍼니 서경종 대표는 지난 2015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홍진호-이두희와 결별하고 단독으로 회사를 맡게 됐지만 다행히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후배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발로 뛰었던 작은 사업은 어느새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전문 MCN 업체로 성장해 있었다.
 
그러나 서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불안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건 투자를 받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운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는 그지만, 2016년 새해를 맞아 가장 먼저 e스포츠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는 서경종 대표를 만났다.
 
2년 만에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콩두컴퍼니는 어떻게 시작한 회사였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했다. 당시 친한 동생이었던 김택용, 염보성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붙은 광고 단가가 말도 안되게 적다는 것을 알았다. 친형이 광고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잘만 하면 이게 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이 섰다. 당장 김택용에게 전화해서 ‘내가 광고 단가를 높여서 따오면 수익을 나눌 수 있겠냐’고 물었고, ‘그럼 고맙지. 그런데 정말 할 수 있겠어?’라는 대답을 들었다. 결국 프로게이머 은퇴 후 개인방송을 하는 후배들에게 광고를 붙여 보자는 아이디어가 지금의 MCN 사업으로 연결이 된 셈이다."

콩두컴퍼니의 성장이 눈부시다. 거액의 투자 유치도 큰 화제였다
 
"사업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부딪혀 보면서 항상 ‘어렵다, 잘 안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비전을 먹고 사는 것이 사업인데 초반에는 그 비전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하긴 했는데 잘되고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 현재 콩두컴퍼니는 직원도 17명으로 늘었고, 중국인도 3명이나 된다. 사무실을 얻어 쓰다가 지금은 두 번의 이사를 거쳐서 100평이 넘는 규모에 10개 이상의 스튜디오를 갖췄고, 부서도 세분화해서 제법 회사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지금도 직원들에게는 ‘이제 출발점에 섰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분명 이름은 ‘콩두컴퍼니’인데 홍진호-이두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단독으로 회사의 대표를 맡게 된 이유가 있나
 
"처음 콩두컴퍼니를 공동 창업했을 때는 서로의 사업분야의 있었다. 사실 이게 되게 조심스러운 얘기인데 가장 컸던 것은 진호 형이 방송 쪽으로 일이 너무 잘 풀렸다는 거다. 사실 초반에는 회사 수익도 거의 없다시피 했고, 각자의 스케줄이 너무 바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갈 길을 가게 됐다."
 
그럼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콩두컴퍼니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고, 형들이 퇴사하면서 콩두컴퍼니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쓰기로 했다."
 
혼자서 회사를 떠안고 힘든 시기도 있었을 텐데

"처음에는 직원이 3명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은 친형이었고 나머지 두 명은 회계 담당과 디자이너였다. 그때는 수입이 거의 없어서 회사 업무가 끝나면 직접 개인방송을 했다. 오후 7시가 되면 무조건 방송을 켜고 새벽 2~3시까지 스타1 대회를 중계했고, 그때 받은 별풍선으로 직원들 월급을 주기도 했다. 직원들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열심히 일했고, 롯데월드 스타즈파티, 광고 등으로 오백만 원, 천만 원씩 남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서서히 여유가 생겼는데 딱 5개월이 지나니까 사무실을 이사할 정도가 됐다. 그 이후부터는 자잘한 고민들은 있었지만 대체로 잘 풀렸다."
 
회사를 구로지디털단지 쪽으로 옮긴 이유는

"여기로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모이기 쉬운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에이전시 사무실 개념이어서 수시로 전화 연락만 했다면, 이제는 한 공간에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게이머 시절에도 겪은 일이지만 아무리 잘하는 연습생이라도 집에서 배틀넷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숙소 생활을 같이 하게 되면 에이스 선수들과 쉽게 친해지고 대화를 통해 배우는 등 분명 다르다. 회사 실무진과 크레이이터들이 같이 만나서 기획하고 소통하는 것은 국내 MCN 업체 중 콩두컴퍼니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콩두컴퍼니 하면 여전히 스타1 대회가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작년에 개최한 반트365 대국민 스타리그를 무사히 마쳤는데, 만족스러운 대회였나
 
"결승전에서 큰 야외무대를 빌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팬들이 와주셨고 진심 어린 응원을 느낄 수 있어서 기뻤다. ‘하나 둘 셋 파이팅’ 소리를 다시 선수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는 것과 후배들에게 뭔가 돈이 아닌 다른 부분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이번에 반트 스타리그를 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대국민’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이다.스타1의 시작은 정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회이지 않았나. 김택용이 예선을 치르기 위해 피시방에 앉아 있는 모습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 누구에게도 시드를 주지 않았다. 이 ‘대국민’ 브랜딩은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그 시작이 대국민 스타리그였다면 앞으로는 대국민 하스스톤, 대국민 워3 리그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e스포츠 대회를 꾸준히 열고 싶다."
 
"철구-봉준의 듀얼 중계 시스템도 고민 끝에 도입했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시도라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대국민이라는 타이틀에 신경을 쓰다 보니 스폰서 노출이 부족했다는 점은 아쉽다.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철구가 개인방송 쪽에서는 인기가 대단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리스크는 없었나

"과거 철구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만한 행동들을 했다면 분명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세간의 그런 시선과 평가가 철구와 같이 일하는데 있어 가장 우려하던 부분이기도 했다. 반트 스타리그는 공식 대회이기 때문에 사회, 정치, 종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들은 자제해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첫 방송 때 호흡 맞추는 것이 힘들었지만 결국은 생각했던 대로 잘 풀렸던 것 같다."
 
철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다

"선을 지키는 선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인물이다. 소위 말하는 ‘방송 천재’라고도 볼 수 있다. 같이일을 하면서 서로 대화를 많이 했는데 피드백도 좋고 적극적이다. 참고로 프로게이머 시절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지금도 서로 깍듯하게 존칭을 쓰는 사이다. 일하는 데 있어서는 이게 더 편한 것 같다(웃음)."
 
2016년에도 아프리카TV와 스타1 리그를 계속 이어간다고 했는데

"e스포츠 사업 분야에 있어 아프리카TV와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반트 스타리그를 기획한 이후에 여러 플랫폼 업체를 만났는데 그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었고 많은 도움을 준 곳이 바로 아프리카TV였다. 최근 아프리카TV의 행보를 보더라도 협업에 있어 서로 방향이 잘 맞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이제 MCN 전문 업체로 승승장구할 일만 남은 것 같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아직 한 번도 성공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이제서야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을 뿐이다. 직원들에게도 "우리는 지금 제로인 상태"라고 강조한다. MCN 분야가 각광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성공 사례가 없다. 우리도 증명해 내야 하는 상황이고, 특히 MCN 사업의 광고 효과에 대해 증명을 해야 한다. 그 와중에 우리 때문에 업계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 다같이 출발선상에 서 있는데 우리보다 잘나가는 기업들은 많다. 그 때문에 콩두컴퍼니는 확신이 없는 부분을 쉽게 건드릴 생각도 없다."
 
뒤집으면 확신하는 부분도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물론이다. 콩두컴퍼니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다 하려고 했다. 그랬다가 클라이언트가 만족하는 수치가 나오지 않아 난처했던 적도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개인방송 시청자가 많으니 단순히 광고를 붙이고자 했다면 이제는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거기에는 눈에 보이는 의상과 소품부터 해외 시청자를 위한 통역사, 광고도 실시간 제작 콘텐츠로 들어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과의 소통이며, 그들이 확실히 매력을 느낄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끝으로 2016년의 목표와 계획은

"콩두컴퍼니는 은퇴 프로게이머들의 보금자리를 지켜나간다는 것을 기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 한다. 지금부터 은퇴하는 프로게이머들도 찾아온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게임은 MCN 분야의 주요 콘텐츠이지만 결국 본질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LoL이 아무리 인기라고 해도 결국 MCN 시장에서의 콘텐츠는  LOL이 아니라 'LOL을 하는 사람'이 콘텐츠인 것이다. 콩두컴퍼니는 게이머들과 같이 만들어 가는 회사다. 그리고 곧 콩두컴퍼니 중국 지사를 설립할 예정인데 한국과 중국의 크리에이터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만들고 싶다."
 
서경종 대표는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떠야 하는 스케줄 때문에 내심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군입대 전 기자와 인터뷰했던 것을 기억하며 감회가 남다르다고도 했다. "요즘 친구들로부터 '변했다’, '늙었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항변하고 싶었는데 결국 일 얘기만 한 것 같아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스스로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분주함 속 서글서글한 그 표정에서 콩두컴퍼니의 성공이 보이는 듯 했다.
 
 
강영훈 기자 kangzuck@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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