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전 여성의원·부통령·전 내무장관·현직시장 4파전

2016. 2.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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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간 선거운동 돌입..후보자별 개성 뚜렷, 후보자격·흉악범 즉결처형 등 논란

90일간 선거운동 돌입…후보자별 개성 뚜렷, 후보자격·흉악범 즉결처형 등 논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차기 필리핀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전이 9일 시작됐다.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필리핀 대선은 현지 여론조사 동향을 볼 때 그레이스 포(47·여) 상원의원, 제조마르 비나이(73) 부통령,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 로드리고 두테르테(70) 다바오시 시장의 4파전으로 압축된다.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펄스아시아가 지난달 23∼28일 유권자 1천200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포 의원이 30%로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비나이 부통령(23%), 로하스 전 장관과 두테르테 시장(각 20%)이 이었다.

필리핀 정치풍토상 이념이나 정책보다는 후보자별 이력과 개성이 표심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들 후보자는 앞으로 90일간의 선거 운동 기간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며 인기몰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주목받는 대선 후보는 남다른 출생 배경을 가진 무소속의 포 의원이다.

포 의원은 아기 때 버려진 입양아 출신으로, 양부는 유명 영화배우로 2004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고(故) 페르난도 포다.

포 의원은 양부모의 인기를 등에 업고 2013년 상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양부의 못다 한 꿈을 대신해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며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인의 부인에도 양모의 동생인 여배우 로즈메리 소노라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불륜으로 태어났다는 소문이 따라다닌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주로 선두권을 달리던 포 의원은 출마 자격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때 미국 시민권자였던 포 의원은 '필리핀 10년 거주'라는 후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작년 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또 대통령의 부모는 필리핀인이어야 하는데 포 의원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포 의원의 후보 자격을 놓고 현재 대법원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포 의원이 대권을 쥐면 필리핀에서 1986년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2001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여성 대통령이 된다.

비나이 부통령은 1970년대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계엄 시절 인권변호사를 지내다가 마카티시 시장을 거쳐 2010년 부통령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야당연합인 UNA의 대선 후보로서 부유층과 빈곤층이 경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야 한다며 '빈곤 탈출'을 선거전략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비나이 부통령은 일찌감치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의 후계자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2014년 아키노 대통령이 개헌을 통한 연임 의사를 드러냈을 때 이에 맞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아키노 대통령과 등을 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필리핀 자금세탁방지위원회(AMLC)와 상원이 비나이 부통령의 마카티시장 재직 당시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로하스 전 장관은 아키노 대통령이 후계자로 낙점한 집권 자유당(LP)의 대선 후보다.

그는 필리핀 독립 이후 초대 대통령으로 이름이 같은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게리 로하스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소재 투자은행에서 일했으며 1990년대 중반 정계에 입문해 2004∼2010년 상원의원을 지냈다.

행정 업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하스 전 장관은 아키노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받아 부패 척결, 일자리 창출, 의료비 절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시장은 필리핀에서 빈발하는 강력 범죄의 근절을 대표 선거공약으로 제시하며 득표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는 작년 5월 "대통령이 되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대통령이 되면 취임 6개월 안에 범죄와 부패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징벌자'라는 별명은 가진 그는 다바오시장으로 재직한 1980년대 후반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인정하는 등 흉악범 극형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강경 노선이 인기 요인으로 꼽히지만 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필리핀은 5월 9일 대통령뿐만 아니라 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등 총 1만 8천여 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58) 상원의원이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그가 차차기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로 부통령 선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되지만 마르코스 전 대통령 시절 인권침해 피해자와 실종자 가족들은 탐욕과 독재의 부활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7)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빈농 집안에서 태어난 파키아오는 생계를 위해 링 위에 올라 세계 최초로 8체급을 석권했다. 2010년 하원 의원에 당선됐으며 최근에는 대선 출마설도 나돌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끌고 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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