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여야의 자객 공천..성과날까

김동현2 2016. 2. 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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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여야의 자객(刺客) 공천이 4·13 총선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상대방의 전략 지역구에 보복공천, 즉 자객공천을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는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등 '탈당파' 의원들의 지역에 반드시 자당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패권적인 친노 역할을 한 의원들의 지역구에는 특별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떨어뜨리기 위한 공천, 야권표 분열 우려도

현재로서는 더민주가 '자객 공천'에 더욱 적극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김한길 의원이 탈당한 지난달 3일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당 의원들이 출마하지 않거나 또는 탈당해서 비는 지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 내세워서 대한민국 정치를 물갈이하고, 우리당을 더 젊고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나가는 계기로 삼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는 새누리당 전지명 당협위원장과 더민주 전혜숙 전 의원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상황이다. 안철수 대표의 지역인 서울 노원병에는 새누리당 이준석 전 혁신위원장과 더민주 이동학 전 혁신위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다만 더민주가 본격적으로 김 의원과 안 대표를 겨냥한 전략공천 작업에 돌입한다면 새로운 후보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총선이 다가올 수록 더민주와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 폭 넓은 보복공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은 지난달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올해 총선은 친박과 친노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낼 생각이고 친노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는 특별한 공천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어떤 지역이 그동안 패권적인 친노 역할을 한 의원들 지역인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특별히 신경 쓰고 공천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안철수 대표 역시 "야권연대 프레임으로 지난 10년간 도대체 무엇을 얻었느냐"며 야권연대를 사실상 거부하며 '친노 심판'을 위한 공천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국민의당에서는 더민주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서울 구로을)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객 공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수도권 접전지의 경우 그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와의 격차가 초박빙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객 공천을 통해 5%의 투표율만 빼앗아도 치명타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與, '진박 연대' 통한 경선 상대 죽이는 '자객공천' 우려

이 같이 야당이 '3파전'을 통해 표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자객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면 새누리당에서는 대놓고 당내에서 경쟁후보를 제거하기 위한 자객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이 "현역 의원의 경선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은 부적절하다"고 공개 지적하고 나섰지만 친박계가 영남권을 중심으로 청와대 낙하산 후보로 불리는 '진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진박 후보는 여권 내에서 TK(대구·경북) 지역 현역의원 물갈이용 인사로 통용된다.

자칭 '진박 연대' 6명의 후보들은 지난달 20일 대구의 한 식당에 모여 대구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공동으로 행동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진박 연대 후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사퇴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그와 가까운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유 의원과 가까운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구) 지역에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에도 권은희 의원(대구 북구갑) 지역에는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지역에는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 지역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맞서고 있고,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대구 달성 출마를 선언했지만 이 지역 현역인 이종진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 후 갑작스레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은 경제부총리 직을 사임하고 국회로 돌아오자마자 영남권 곳곳을 누비며 이들 진박 후보를 적극 지원 중이다.

최 의원은 '진박 후보'들의 개소식에 잇따라 참석해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데 지난 4년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며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울 때 대구·경북 의원들은 뭐했느냐"며 비박 TK 현역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또 "대구·경북이 예산을 독식했다고 야당이 발목 잡을 때도 지역 의원 누구하나 나선 사람이 있느냐"며 "왜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교체 지수가 높게 나오는지 민심이 나오는 것"이라며 현역 의원 물갈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최 의원이 이 같이 영남권 현역 의원들을 정조준해 물갈이론을 띄우자 비박계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 경북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뒷받침하신 분들"이라며 "그렇게 폄하하는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최 의원을 정면 겨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최 의원이) 새로 도전하는 인사들을 치켜세우는 그런 측면에서의 어떤 발언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서 기존 의원들을 무작정 비판하고 또 폄하하고, 훼손시키는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도 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경쟁자에 대한 노골적인 지원사격에 나서자 강력 반발했다.

신 의원은 "최 의원의 거창 방문은 강석진 예비후보가 그의 비서실장 출신임을 감안하더라도 자기사람 심기 시도라고 판단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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