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25R 20위→1위' 드라마틱한 레스터의 반전 '타임라인'

신명기 2016. 2. 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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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봄이 올 즈음 상위권 경쟁에서 뒤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레스터 시티의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리버풀에 이어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완승을 거두며 고비처를 가볍게 넘기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 25라운드가 끝난 후 최하위를 달리던 레스터는 보란 듯이 1위로 올라서며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8일(한국시간)자 기사를 통해 25라운드를 기준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성적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그 중 레스터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 지난 시즌의 레스터, 극적 잔류로 안도

지난 시즌 승격팀이었던 레스터는 11승 8무 19패를 기록하며 14위에 올랐다. 함께 승격한 번리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다시 한 번 강등된 것을 생각해보면 잔류만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당시에는 2011년 11월 지휘봉을 잡았던 나이젤 피어슨 감독이 이끌었다.

피어슨 감독은 3년 동안 팀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10년 만에 EPL 복귀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EPL의 경쟁력은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레스터는 초반 5경기서 아스널과 무승부를 거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리를 거두는 등 2승 2무 1패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무려 13경기 연속 무승(2무 11패)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강등이 확실시되는 듯 했다.

그리고 작년 이맘 때 아스널과의 EPL 25라운드서 1-2로 패한 레스터는 4연패를 기록, 승점 17점으로 최하위를 달렸다. 전술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가던 피어슨 감독의 승부수는 4월에서야 통하기 시작했다. 웨스트햄과의 31라운드 경기서 극적인 승리를 가져간 레스터는 최종 9경기서 7승 1무 1패를 기록, 드라마틱한 잔류 스토리를 쓸 수 있었다.

:: 의외의 피어슨 경질, 그리고 라니에리 부임

EPL 승격 이후에도 놀라운 생존 본능을 이끌었던 피어슨 감독과 레스터는 갑작스레 이별했다. 지난해 7월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던 레스터는 경질 발표를 하며 다소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레스터가 공식적으로 부인하긴 했지만 태국 투어서 벌어진 인종차별 사건이 피어스 경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피어슨 감독의 아들인 제임스 피어슨과 아담 스미스, 톰 하퍼가 현지 매춘부를 불러들여 인종차별적 단어로 태국 여성을 조롱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 레스터는 세 선수를 모두 내친 것에 그치지 않고 애매한 위치에 있던 피어슨 감독의 경질까지 결정했다.

이후 거스 히딩크, 마틴 오닐, 닐 레넌 등을 차기 감독으로 고려하던 레스터는 라니에리 감독을 데려오기로 했다. EPL 뿐만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명문 구단을 이끈 경험을 높이 샀다.

:: 핵심 잔류 속 알찬 보강한 레스터

감독이 바뀐 레스터는 몇몇 핵심 자원들을 지킴과 동시에 알찬 보강 작업을 마쳤다. 에스테반 캄비아소의 이탈은 아쉬웠지만 데이비드 누젠트, 크리스 우드 등을 괜찮은 수준의 이적료를 받고 내보냈다.

대신 준척급 자원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라니에리 감독 부임 전부터 오카자키 신지, 크리스티안 푸흐스, 로베르트 후트(완전영입)을 데려오며 알찬 보강을 시작했다. 이어 은골로 캉테, 괴칸 인러, 네이선 다이어(임대)를 영입, 미드필더 라인을 손봤다.

:: EPL 2패, 우승 경쟁력 보여준 레스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 이상, 아니 그런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잘해야 중위권 정도로 예상됐던 레스터의 순위는 현재 1위다. 정확히 지난 시즌 25라운드 종료 후 최하위였던 레스터는 올 시즌 25라운드인 맨시티전서 승리한 이후 2위권을 승점 5점 차로 따돌리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기존 빅4(첼시, 맨시티, 아스널, 맨유)와의 대결에서도 아스널에 한 차례 졌을 뿐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치명적인 역습, 압박 전술로 상대를 질식시켰던 레스터는 더 이상 중하위권의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슬럼프도 없어서 무승을 거둔 것도 3경기가 최다였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토트넘을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했고 중하위권 팀을 상대로도 승점 쌓기에 성공해왔다. 전체적으로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받는 EPL서 다른 빅클럽들도 쉽게 보여주지 못한 경기력과 성적이었다. 이러한 점은 전문가들로부터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큰 팀으로 지목받기 충분한 것이었다.

:: 첫 번째 관문 통과한 레스터,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EPL서 우승을 차지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해온 아스널은 12년 만에 우승을 노릴 정도로 얻기 어려운 것이 EPL 트로피다. 일단 리버풀, 맨시티, 아스널로 이어지는 죽음의 3연전 중 2차례는 승리로 장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레스터다.

이제 레스터는 올 시즌 리그 첫 패배를 안겼던 아스널과 만난다. 실질적으로 우승 경쟁을 할 유력 후보인 아스널인 만큼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승점 3점으로 국한할 수 없게 만든다. 승리한다면 우승 가능성에 한 발짝 더욱 다가설 수 있게 되지만 패한다면 우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이후 중하위권 팀들을 만나는 레스터는 승점 쌓기를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리그 마지막 3경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6라운드서 맨유 원정을 떠나는 레스터는 에버턴, 첼시를 차례로 만난다. 물론 이들을 상대로 2승 1무를 거뒀던 레스터지만 2번째 맞대결에서는 쉽게 승점을 따기 힘들 수 있다.

::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 전문가들의 의견은?

티에리 앙리: “현재로선 레스터가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다. 우승할 자격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압박에 대처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맨시티를 상대로 3-1로 손쉽게 승리했고 긴장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우승을 향한 열망을 봤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나는 도박사들을 믿지 않는다. 시즌 초 그들은 나를 경질하라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나는 현 상황을 즐기고 있고 선수들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 선수들은 밑이나 뒤를 쳐다 볼 필요가 없다. 암벽 등반을 하는 것 같이 위만 쳐다봐야 한다”

스튜어트 피어스(전 맨시티 감독): “레스터가 우승하길 바라고 그렇게 될 것이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그들은 대단한 에너지와 득점력을 바탕으로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 아스널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그들의 우승까진 13경기가 남았을 뿐이다”

제이미 레드납(스카이스포츠): “나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레스터의 우승을 점점 믿기 시작하게 됐다. 유로파리그, FA컵 경기를 치를 필요가 없는 레스터는 일정 상으로도 유리하다”

앨런 스미스(스카이스포츠): “레스터는 반드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돼야 한다. 리버풀과 맨시티를 손쉽게 차례로 격파하는 모습을 봤다면 그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특히 맨시티를 상대로는 완벽하게 이겼다”

마누엘 페예그리니(맨시티 감독): “만일 레스터가 우리와 경기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계속할 수만 있다면 그들이 우승컵을 가져갈 것이다. 물론 13경기가 남았기에 예측하긴 쉽지 않다”

그레엄 수네스(스카이스포츠):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놀랐다. 11월, 12월이 되면 레스터의 페이스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단한 스쿼드를 가진 것도 그렇고 그들이 축구하는 방식도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들의 경기 중 나쁜 경기력이라고 볼 만한 경기는 전혀 없었다. 놀라움 그 자체다”

게리 몽크(전 스완지 시티 감독): “믿을 수 없는 스토리다. 올 시즌 단 2경기에서 졌을 뿐이다. 레스터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축구가 뭔지 알았고 경기장에서 정확히 보여줬다. 매우 조직적이었고 자신들이 효과적으로 경기할 수 있는 방식을 그대로 선보였다”

:: 역대 레스터 시티 EPL 성적1994/1995: 21위(강등)
1996/1997: 9위
1997/1998: 10위
1998/1999: 10위
1999/2000: 8위
2000/2001: 13위
2001/2002: 20위(강등)
2003/2004: 18위(강등)
2014/2015: 14위
2015/2016:1위(~25라운드)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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