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광화문서 떡국 나눠.."올해 더 억울하고 화나"

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강혜인 수습기자 2016. 2. 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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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사단체 '밥차' 회원들이 세월호 유족과 시민들에게 떡국 등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강혜인 수습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번째 설날을 맞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 번째로 합동차례를 지내고 시민들과 떡국을 나누는 행사가 열렸다.

8일 오후 4시 16분쯤 '4월16일의 약속국민연대'(416연대)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2016 가족-시민 설날 합동차례'는 416연대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이어 2년 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세월호 참사 피해 아이들과 여전히 찬 바다에 남겨진 아이들을 기리는 묵념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416연대 전명성 위원장(故전찬호 아버지)은 "새해에 여기 계신 시민들께 덕담을 드리고 싶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한 해가 돼, 안전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합동분향소는 성인남자 10명이 나란히 서지 못할 정도로 작게 차려졌고, 정면에는 희생된 학생들의 영정사진으로 가득 메워졌다.

한 희생자 아버지는 아이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미수습자 광화문 분향소' (사진=강혜인 수습기자)
단원고 故 유미지 학생의 아버지 유해종(56)씨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딸과 함께했던 좋은 추억들, 그런 기억이 계속해서 떠오르니 울화가 치밀고 나 자신을 주체할 수 없었다"면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는 모습을 보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딸을 떠나보내면서 '왜 꼭 가야만했는지'를 꼭 밝혀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2년이 다 되도록 약속을 못지켜 나 자신이 실망스럽다"고 고개를 떨궜다.

떡국 120인분을 준비한 봉사단체 '밥차' 시이석 대표는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과 유족들이 너무 외로워하는 것 같았다"며 누군가 같이 있어서 한 번 떠들썩하게 어울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음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강혜인 수습기자] kimg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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