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수니 왕정, 예멘·시리아 '두개의 전선' 파병 임박
시리아에 지상군 파병 속속 발표…시아파 이란 견제 의도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걸프지역의 수니파 왕정이 속속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미 사우디가 주도하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과 내전에 공습과 지상군을 동원한 이들 수니파 진영이 두 곳의 전선에 동시 파병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이 집단적으로 '두 개의 전선'에 지상군을 보내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7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해 구성된 국제동맹군의 일원으로서 시리아에 지상군을 기꺼이 보내겠다고 밝혔다.
UAE는 공군력과 지상군의 전투력 면에서 걸프 지역에서 사우디와 함께 강국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께부터 예멘에 사우디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상군을 보내 전투 중이다.
사우디가 4일 "국제동맹군이 IS를 격퇴하려고 지상전투를 결정한다면 이에 동참하겠다"고 밝히자 걸프 지역에선 바레인이 가장 먼저 6일 "사우디의 지상군 파병에 공조하겠다"고 거들었다.
이들 걸프 수니파 왕정이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하겠다는 명분은 IS 등 테러조직 소탕이지만, 실제로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압박하고 그 '배후'인 이란을 겨냥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의 국제동맹군의 주축인 유럽권과 경제적 우호관계를 급속히 회복하면서 아랍의 수니파 진영은 이를 신속히 견제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사우디 등 아랍의 수니파 진영은 시아파 맹주 이란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정권 역시 '테러조직'의 범주에 포함한다.
풍부한 원유를 지렛대로 서방과 세력 균형을 이뤘던 걸프 수니파 왕정이 유가 급락으로 주도권을 잃게 되면서 군사적인 방법으로 강수를 둔 것이다.
그간 걸프 수니파 왕정의 시리아 파병은 종종 언급됐지만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와 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에선 당장 반발했다.
왈리드 알모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7일 "시리아 정부의 동의없는 외국의 지상군 파병은 어느 경우에도 침략으로 간주된다"며 "그들(시리아에 파병된 외국 지상군)은 관에 실려 각자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에 군사 고문 형태의 병력을 이미 파병한 이란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준장도 같은 날 사우디를 IS의 지원자라고 비난하면서 "사우디가 지상군을 시리아에 보낸다고 결정한 것은 이뤄지지 않을 '정치적 농담'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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