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짜리 세뱃돈 나올 수 있을까

유엄식 기자 입력 2016. 2. 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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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대부분 국가 '1·2·5' 액면체계, 동전·지폐 모두 2단위 없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미국 등 대부분 국가 ‘1·2·5’ 액면체계, 동전·지폐 모두 2단위 없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

올해 설명절 기간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방출되는 5만원권, 1만원권 현금. /사진=이기범 기자

“어린 조카들에게 세뱃돈으로 5만원을 주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만원을 주기에는 과자값이 너무 올랐다.”

물가가 오르다 보니 명절이 되면 이런 고민을 하면서 우리나라도 미국 20달러처럼 2만원 상당의 현금 지폐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는지 한번 쯤 생각해 본 경우가 있을 것이다.

“만원 짜리 2장을 주면 된다”는 간단한 해결책에 고민을 그 선에서 접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이 채택한 ‘1·2·5’ 화폐 액면체계가 왜 유독 우리나라만 없느냐에 대해선 그동안 속 시원한 답변이 없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2단위 액면 동전이나 지폐가 전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이웃인 일본과 중국도 동전은 2단위가 없지만 지폐로는 2000엔, 20위안이 있다.

미국에서도 일반 현금은 50달러, 100달러보다 20달러가 더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14년 국정감사를 앞두고는 한은이 2만원권 도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가 “10만원권은 몰라도 2만원권 발행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한은 발권국에는 2만원권 발행을 문의하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한 시민이 최근 한은에 5만원권 환수율이 매우 낮은 점을 지적하면서 시중 현금 유동성을 높이려면 2만원권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했다는 얘기도 들려 온다.

한은도 ‘1·2·5’ 화종 체계가 전 세계적으로 더 보편적인 시스템인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2만원권 도입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한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2만원권이 발행되면 우선 국민들의 현금거래 편익이 증가할 수 있고 제조비용이 가장 높은 5만원권 발행비율을 줄여 화폐 제조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한은은 대다수 국민들이 ‘1·5’ 화폐액면 체계에 익숙해 2만원권 도입이 혼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ATM(현금인출기)나 금융권 전산시스템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를 고려하면 한은이 선제적으로 2만원권 도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 다만 2011년 이후 5만원권이 환수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시중에 현금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정치권을 중심으로 2만원권 발행이 논의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은은 당초 5만원권과 10만원권을 동시에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10만원권 화폐 도안으로 김구 선생이 거론되는 등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지만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검은 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5만원권만 발행키로 했다.

일각에선 향후 물가상승으로 10만원권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2만원권 도입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 이주열 총재가 화폐단위를 줄이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에 대해 “필요성은 공감하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2만원권, 10만원권 도입 이전에 이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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