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부문별점검③-하]센터라인, 하위 5팀 과제 '물음표'를 없애라

박현철 기자 2016. 2.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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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야구 수비 포메이션을 사람의 몸으로 비유하면 포수-2루수, 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은 척추와 같다. 센터 라인이 무너지면 팀의 수비가 무너지고 나아가 팀의 성적도 무너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비가 나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예는 없기 때문이다.

KBO 리그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 반환점에 다다른 가운데 각 팀의 센터 라인은 어떻게 구축될 것인가. 대체로 5개 상위 팀은 하위 5개 팀에 비해 센터 라인 자리 변화가 크지는 않다. 반면 하위 5팀은 물음표가 덕지덕지 붙었다.

김성근 감독 취임 후 꾸준히 미디어와 팬들의 시선 중심에 있는 한화 이글스. 포수 조인성-2루수 정근우-중견수 이용규의 능력은 의심할 이유가 없다. 조인성은 2014년 시즌 한화로 이적한 뒤 선수단 맏형으로서 본보기가 됐고 정근우-이용규는 거액을 투자한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의 센터 라인도 '화약고'가 있다.

조인성은 우리 나이 마흔 둘의 포수다. 따라서 언제 갑자기 급격한 하향세로 접어들지 알 수 없고 부상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김성근 감독은 조인성의 뒤를 책임지는 백업 포수들의 기량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박노민, 정범모, 신예 지성준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이맛살을 찌푸렸던 김성근 감독은 새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포수 테스트까지 이야기했다.

그러나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외국인 포수가 한 시즌 풀타임을 치른 적은 없다.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작전 수행은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가 코칭스태프와 팀 야구 색깔을 오롯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이 로사리오 포수 테스트를 언급한 것은 조인성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들을 긴장하게 하기 위한 '액션'이다.

유격수 자리는 아직 알 수 없다. 2011년 신인 지명 전체 1순위 하주석이 상무 제대 후 지난해 경기 경험을 쌓았으나 그는 상무에서 유격수뿐만 아니라 3루수, 외야수까지 두루 뛰었다. 잠재력이 있지만 1년간 꾸준히 한 포지션에서 뛰지 못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하주석이 어떤 수비 범위에 알맞은 선수인지 스프링캠프 동안 파악해야 한다.

지난해 한화에서 유격수로 가장 많이 출장한 유망주 강경학은 경기 경험을 쌓으며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송구 능력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리드 오프로 가능성도 비쳤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주전 유격수는 강경학으로 볼 수 있다. 베테랑 권용관은 우리 나이 마흔 하나다. 권용관의 올 시즌 유격수 출장이 많다면 한화의 미래 유격수 판도는 더 알 수 없게 된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최윤석은 탄탄한 수비력을 갖췄고 상무에서 제대한 오선진은 풀타임 출장 경험이 있다. 한화의 포수 자리보다 더 중요한 곳이 유격수 자리다.

지난해 김기태 감독 체제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막판 5위 싸움에 가세했던 KIA 타이거즈. 그러나 센터 라인은 지난해처럼 의문부호가 가득하다. 포수 자리만 봐도 베테랑 이성우와 젊은 피 백용환, 이홍구, 한승택 등이 있다. 성실한 데다 성품도 좋은 이성우는 팀 내 모든 투수들이 좋아하는 맞춤형 포수지만 타격이 아쉽다. 한화에 있다가 이용규의 FA(프리에이전트) 보상 선수로 이적한 뒤 경찰청에서 제대한 한승택은 지난해 말 연습 경기에서 머리에 투구를 맞아 우려를 자아냈으나 다행히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여하며 포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백용환과 이홍구는 한 방을 갖춘 포수들이라 미래 가치가 높고 한승택은 송구 능력이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그러나 다들 아직 포수로서 좀 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이다. 누군가 붙박이로 출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팀과 선수들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카드를 꺼내는 김기태 감독의 지략이 중요할 전망이다. 2루 안치홍(경찰청)-유격수 김선빈(상무)이 오는 9월 제대하고 복귀하는 키스톤 콤비 자리도 그들이 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베테랑 김민우가 2루를 지키고 최용규가 2루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신예 황대인은 도전장을 준비했다. 경험 많은 김민우의 존재로 일단 2루 수비 쪽은 큰 걱정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KIA 유격수로 가장 많이 출장했던 강한울은 0.205에 그쳤던 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박찬호, 고영우 등의 유격수 출장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유격수 자리에는 큰 변수가 있다.

김기태 감독은 만년 거포 유망주 김주형에게 유격수 수비 훈련을 지시했다. 지난해 염경엽 넥센 감독이 김주형과 비슷한 스타일인 윤석민에게 유격수 훈련을 지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주형에게는 더 이상의 주전 경쟁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최후 통첩이고 다른 선수들에게는 더욱 강력해진 경쟁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지난해 신인으로서 특급 수비력을 자랑했던 중견수 김호령은 타율 0.218에 그쳤던 저조한 타격의 틀을 깨야 붙박이 주전 중견수로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수비가 좋다 싶으면 타격이 미진하고 타격이 좋은 선수들의 수비력에는 갸우뚱하게 되는 KIA의 센터 라인이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돌아오기 전까지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출장 기회 배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3년간 '비밀번호 578'을 찍은 롯데 자이언츠는 포수 강민호-2루수 정훈-중견수 짐 아두치를 보유하고 있다. 강민호는 리그 최고 포수 가운데 한 명이며 아두치는 지난해 롯데 선수로는 처음으로 20-20(28홈런-24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 팀의 주전 내야수로 자리한 정훈은 지난해 3할 2루수로 팀에 공헌했다. 이 세 명은 공격과 수비에서 팀에 제대로 공헌할 수 있다. 롯데 센터 라인 성패의 X-팩터는 유격수 자리다.

선수들은 있다. 베테랑 문규현과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수비가 불안한 오승택, 지난해 신인으로서 좋은 수비를 펼쳤던 김대륙 등이다. 문규현은 박기혁(kt) 이후 롯데 유격수 자리를 지키며 필요한 순간 활약을 펼쳤으나 다른 팀 주전 유격수들에 비해 앞선 경기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오승택은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로 장타력까지 갖춰 미래 가치가 크지만 중요한 순간 실책을 저질렀고 타석에서 지나치게 적극적이다. 김대륙은 외모처럼 깔끔한 수비를 자랑했으나 타율이 0.148에 그쳤다. 주전 유격수 후보들의 전체적인 분발이 중요한 2016년이다.

지난해 9위에 그친 LG 트윈스는 포수 정상호-유격수 오지환의 주전 출장이 확정적이다. 오지환은 수비만 놓고 보면 지난해 최고 유격수였다. 과거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수비 범위까지 더욱 넓어졌다. KBO 리그 기록 사이트인 STATIZ에 따르면 오지환의 WAA(평균 대비 수비 기여)는 1.319다. 이는 유격수는 물론 야수 전체 1위다. 오지환이 없는 LG 내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수비력은 매우 좋아졌다.

SK에서 FA로 이적한 포수 정상호는 2000년대 후반 SK 왕조 시절부터 박경완과 함께 안방을 책임졌다. 경험도 많고 지난해까지도 SK 포수진에서 큰 몫을 차지했다. 다만 선수 본인이 '유리몸' 이미지를 의식할 정도로 부상이 잦았다. 따라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안 좋은 가능성에 대비해 최경철, 유강남 등이 그를 도우며 2016년 시즌을 치를 준비를 갖춰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정상호가 건강하게 LG 안방을 책임지는 것이다.

LG 2루와 중견수 자리는 새 얼굴의 두각 가능성이 높다. 멀티 내야수 손주인의 2루 주전 가능성이 높지만 상무에서 제대한 정주현이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대구고 시절이던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주현은 상무 입대 전 내, 외야를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빠른 발의 오른손 타자라 주전 2루수로 중용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입단한 약관의 외야수 안익훈은 LG 팀 내에서 최고의 외야 수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입단 때 '타격은 더 가다듬어야 한다'라는 평을 듣기도 했으나 지난해 1군 50경기에서 타율 0.339를 기록하며 의외의 가능성을 보였다. 넥센이 임병욱을 주전 중견수로 낙점하고 키우겠다고 공언한 것처럼 LG도 안익훈을 전략적으로 키울 가능성이 크다.

1군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kt 위즈는 센터 라인에 베테랑들이 포진해 한 곳 빼고는 큰 걱정이 없다. 2루수 박경수-유격수 박기혁-중견수 이대형은 다른 팀 센터 라인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박경수는 지난해 22홈런 2루수로 공수에서 공헌도가 컸고 박기혁은 kt 내야에 노련미를 덧붙였다. '슈퍼 소닉' 이대형은 위즈파크의 미남 리드 오프이자 붙박이 중견수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포수 출신 조범현 감독의 시름이 깊다. 잠재력이 큰 주전 포수로 지난해 큰 힘이 됐던 장성우가 영 좋지 않은 일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가 언제 1군으로 돌아올지도 지금은 장담할 수 없다. 일단 장성우를 제외한 팀 내 포수 가운데 맏형인 윤요섭이 주전 마스크를 쓸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공격형 포수였던 윤요섭이 포수로서 얼마나 안정된 플레이를 보일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쓴 삼성 출신 김동명을 주목할 만하다. 2007년 삼성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동명은 고 장효조 전 삼성 퓨처스팀 감독이 타격 재능을 높게 평가했던 유망주다. 조범현 감독도 삼성 인스트럭터도 재직하며 김동명의 가능성을 보고 2차 드래프트에서 선택했고 kt에서 타격 특화를 위해 1루-외야수 전향을 꾀했으나 장성우의 이탈과 함께 다시 포수로 도전한다. 넥센 출신 이해창과 한화에서 방출된 뒤 이적한 이희근도 있으나 kt 포수진에서 장성우의 공백은 여전히 크다.

[사진1] 조인성 ⓒ 한화 이글스.

[그래픽] 디자이너 김종래.

[사진2] 김대륙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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