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아이즈] 히딩크가 불러 온 중원의 변화

임기환 2016. 2. 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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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아이즈] 히딩크가 불러 온 중원의 변화

(베스트 일레븐)

히딩크의 첼시가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극적 무승부를 연출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첼시가 8일 오전(한국 시각)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EPL 25라운드 경기에서 맨유와 1-1로 비겼다. 코스타가 후반전 추가 시간 극적 동점골을 성공시켜 첼시를 패배의 위기서 구해냈다. 첼시는 최근 리그 9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갔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8경기 무패 행진이다. 지난해 왓퍼드전을 시작으로 8경기에서 2승 6무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지난 시즌에 비하면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조세 모리뉴 감독 체제의 첼시와 비교하면 한층 나아진 모습이다.

모리뉴와 다른 히딩크의 중원 운용

지지 않는 흐름의 원동력은 달라진 중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의 첼시는 모리뉴 감독의 첼시와 미드필드 운용이 다르다. 모리뉴 감독은 윌리앙-오스카르-아자르의 창의적 2선과 세스크 파브레가스-마티치의 상호 보완적 3선을 결합했다. 반면 히딩크 체제에서 가장 큰 중원의 변화는 한동안 주전에서 밀리며 잊혔던 존 오비 미켈의 중용이다.

히딩크 감독도 EPL 복귀전인 왓퍼드전에선 모리뉴의 기존 체제를 이어 연속성을 유지했다. 파브레가스-마티치의 3선 뼈대를 그대로 가져가되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켈을 파브레가스와 교체해 미켈-마티치 라인을 실전에서 실험했다. 히딩크 체제의 가장 큰 변화가 첫 경기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미켈은 왓퍼드전을 시작으로 히딩크호의 허리 엔진으로 리뉴얼됐다. 히딩크 감독은 정규 리그 19라운드 맨유전부터 다시 25라운드 맨유전까지 7경기 연속 미켈을 선발로 내세우고 있다. 히딩크 감독의 변화는 아직까진 성공적이다. 미켈이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 첼시는 네 차례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2승 5무로 아직까지 패배가 없다. ‘미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첼시다.

실제 미켈의 퍼포먼스는 첼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켈은 이번 시즌 리그 14경기에서 한차례의 결정적 수비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이밖에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1차 저지선 역을 충실히 수행중이다. 전체 수비 행동(인터셉트·클리어링·블록) 중 인터셉트 비율이 50%(인터셉트 17회, 클리어링 16회)를 넘는데, 이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3선 자원으로서 대단히 바람직한 대목이다.

미켈은 단순히 인터셉트에 그치지 않고 공격의 최초 줄기로서 패스의 싹을 틔우고 잇다. 미켈의 올 시즌 패스 성공률은 90%에 육박한다. 롱 패스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백패스 비율이 가장 낮다. 롱 패스 비중은 백패스의 두 배를 넘는다. 전진 패스도 백패스 비중보다는 다소 높다. 패스 평균 길이는 17m로 수비형 미드필더치고는 높은 편이다. 그만큼 다양한 패스를 3선에서 구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켈 중용으로 넓어진 전술 폭

미켈이 3선에서 저지선을 세우면서 패스를 안정적으로 뿌려주니 마티치의 활용폭이 모리뉴 시절보다 넓어졌다. 미켈-마티치의 더블 볼란치 라인에서 마티치는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25라운드 맨유전에서도 마티치가 3선에서부터 상대 진영까지 전진해 공격에 관여하는 모습이 많았다. 마티치는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적진을 파고 들었는데, 첼시 공격의 폭과 너비를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다소 제한적 역할을 부여받았던 모리뉴 체제와 달리 마티치의 공격 가담은 대단히 적극적이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갈 때 움직임은 에버턴의 신성 로스 바클리를 연상케 한다. 다이내믹하고 힘이 있다. 올 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선 많은 38회의 드리블을 시도해 28회를 성공시켰고, 13개의 찬스를 동료에게 제공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선 위협적 무기가 되고 있다. 마티치는 맨유전에서도 전반 29분 결정적 헤딩 슈팅으로 데 헤아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기존 마티치의 파트너였던 파브레가스는 히딩크 체제에서 한 칸 올라가 공격적 재능을 표출하고 있다. 파브레가스로 하여금 뒷선에서 전방을 조망하며 코스타를 향해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지원하게 했던 모리뉴 체제와 달리, 히딩크 감독은 파브레가스가 더 직접적으로 공격에 관여하길 원하고 있다. 파브레가스는 유로 2012 당시 스페인 대표팀에서 가짜 9번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아스널과 바르셀로나에서도 모리뉴 체제의 첼시보다 직접적으로 빌드업을 주도했다.

실제 이런 모습이 최근 경기에서 나오고 있다. 파브레가스는 맨유전에서도 과감한 직접 슈팅과 전진 패스로 첼시의 후반 공격을 뒷받침했다. 코스타의 극적 동점골도 파브레가스의 발끝에서 나왔다. 미켈로 시작된 첼시의 변화는 마티치와 파브레가스, 그리고 2선 미드필더들의 역할을 조금씩 조정하며 연쇄적으로 퍼지고 있다. 철저한 역할 분담보단 ‘미드필더의 멀티화’를 선호하는 히딩크 감독이기 때문에 가능한 중원의 변화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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