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 美전문가들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정권교체론도

2016. 2. 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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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 보이콧'·BDA식 초고강도 금융제재 필요"..대화론 수면아래 "북한 선(線) 넘었다..다른 정책적 옵션 차단"..'북한 오판' 우려도

"'세컨더리 보이콧'·BDA식 초고강도 금융제재 필요"…대화론 수면아래

"북한 선(線) 넘었다…다른 정책적 옵션 차단"…'북한 오판'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문자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태도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아예 자취를 감춘 듯하다.

다자와 양자수단을 통틀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해 과거 대(對) 이란 제재를 능가하는 초고강도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견해가 압도하고 있다. 대화나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보자는 주장은 명함을 내밀기 힘든 분위기다.

특히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며 소극적 압박정책을 유지해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전략적 인내' 정책을 접고 보다 과감하고 파괴력있는 압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는 쪽으로의 정책적 변화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시각마저 나온다.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치명적 조합'을 미국 워싱턴의 정책서클이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아직은 실현가능성이 낮지만 북한이 노골적으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핵무기 소형화에 나서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이들 전문가의 지적이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연합뉴스에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은 끝장이 났다"며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위협 앞에서 '전략적 인내'처럼 수동적 접근을 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평소 대화와 압박의 '투트랙 접근'을 강조해온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특히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진전시키는 상황을 감안해보면 미국의 정책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는 쪽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 핵프로그램을 종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 정권을 끝내는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것은 위험한 접근이지만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핵보유국 추구가 다른 정책적 대안을 차단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일부 군 당국자들은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새롭고 강한, 그리고 전례없는 제재조치들을 취해야 하며 이 같은 노력의 초점은 북한 정권의 안정과 생존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물론 한·미·일 공동훈련을 강화하고 더욱 강력한 경제·금융·정치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석유공급을 막고 국제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며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과 기업, 개인들에 대해 '2차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도 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전략적 인내정책은 이제 끝났다"고 전제하고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의 비용을 높이는 쪽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은행, 정부 등을 제재하는 2차적 제재)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닝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는 불량국가와 거래하는 지역은행들을 다루는 기술을 터득하고 있다"며 "이미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2차적 제재'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닝 연구원은 특히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가했던 것처럼 김정은의 '크레딧 카드'를 빼앗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한국으로서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비롯해 북한이 경화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핵무기를 배치할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배치한 만큼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전례없는 다자와 양자 차원의 제재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은행에 대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북한은 전면적으로 일련의 핵무기를 개발·배치하기로 했으며 우리는 평양의 생각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며 "이제 우리는 대북제재에 있어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이미 중요한 선을 넘었거나 경계선에 놓여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새로운 차원의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직접적인 군사적 제재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가용하지 않아 보이며 오바마 행정부로서도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대해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와 같은 매우 강력한 금융·은행제재를 취해야 한다"며 "그동안 북한을 압박하는데 있어 장애물이었던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소의 캐서린 문 한국석좌는 "제재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북한은 이를 피해나가는데 능숙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핵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금과 물자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평양 부자들의 사치품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정부로서는 이번 미사일 발사로 인해 앞으로 북한과의 어떤 협상도 어려워지게 됐다"며 "미국은 현시점에서 북한에 대해 평화협정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붕괴론을 펴온 베넷 연구원은 특히 "한국과 미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 명시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북한과의 '트랙 2'(민간) 접촉을 하고 돌아온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반도 정세 전반에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을 우려했다.

차 석좌는 "제재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지금 위험스러운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아무런 대화채널 없이 역내 국가들이 핵실험을 하고 그에 대응해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오판과 긴장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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