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남' 문성민,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OSEN=수원, 김태우 기자] 문성민(현대캐피탈)의 고개는 3세트까지 푹 떨어져 있었다.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만 가득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힘을 내며 슈퍼스타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아들까지 얻어 기쁨은 두 배였다.
현대캐피탈은 7일 수원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의 역전승을 거두며 11연승을 질주했다. 그냥 역전승이 아니었다. 5세트 11-14에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장이 한바탕 난리가 난 명승부였다. 선두 OK저축은행과의 승점차도 5점으로 좁혔다. 두 팀은 이제 9일 천안에서 1위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문성민은 이날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다. “체력이 조금 떨어져 있다”라는 최태웅 감독의 이야기 그대로였다. 실제 이날 문성민은 12점에 그쳤다. 공격 성공률도 37.93%로 떨어졌다. 문성민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체력도 떨어진 상황이었고 최근에는 개인사 때문에 신경도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아내의 출산 때문이었다. 아무리 프로라고 하더라도 배구에만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문성민도 “솔직히 공격적인 면에서 내가 라이트에서 득점을 못했다”며 이날 팀이 고전한 이유를 자신에게 찾았다.
하지만 4세트부터 결정적인 순간 힘을 내기 시작했다. 4세트 막판 강서브로 팀 역전승의 단초를 제공했고 5세트 마지막 순간에는 14-14에서 전광인의 후위공격을 막아내며 포효했다. 기록 이상의 숨은 공헌도였다.
문성민은 어제(6일) 아들을 얻었다. 득남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를 지은 문성민은 “어제 오후 5시 28분에 낳았다. 솔직히 경기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부담이 됐었다. 경기 때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서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기는 하지만 코트 안팎에서 마음의 짐을 던 문성민은 이제 9일 열릴 OK저축은행전을 바라보고 있다. 문성민은 “서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어느 팀이 부담 없이 확실하게 자기 것을 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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