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동체 증거인멸 위해 폭파시킨 듯

김광수 입력 2016. 2. 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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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일 발사한 광명성4호의 1단 추진체가 폭파해 산산조각으로 분리되면서 인양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2012년 12월 은하3호 당시 우리 해군은 연료통을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증거인멸’ 전술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발사 직후 “장거리미사일 1단 추진체가 270여 개 조각으로 분리돼 서해 상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를 근거로 발사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우리 군 당국과 북한은 위성이 우주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발사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1단 추진체를 의도적으로 폭발시켰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동체 1단 분리 후 자체 폭발시킬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2012년 4월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실패할 당시 도중에 동체가 폭발하면서 1단 추진체가 20여 개 조각으로 부서져 추락했다. 우리 군은 잔해 수거와 탐색 작전을 벌였지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으로부터 429㎞, 변산반도 서방 138㎞ 해상에 떨어진 잔해는 가로 38㎞, 세로 83㎞의 상당히 넓은 구역으로 흩어져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에 1단 추진체가 무려 270여 개의 조각으로 나뉜 것은 발사 실패로 인한 자연적인 폭발로 보기 어렵다.

반면 2012년 12월 발사 때는 1단 추진체가 변산반도 앞바다 공해상에 고스란히 떨어져 발사 38시간 만에 우리 군이 연료통을 수거할 수 있었다. 수거한 잔해를 근거로 북한의 기술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었기에 정부는 이번에도 해군 전력을 서해에 집중 배치해 인양작업에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국방부는 북한이 로켓이라고 주장하지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행위는 국제법상 유엔 결의 1874호 위반이기 때문에 북한이 요구하더라도 인양한 동체를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씁쓸하게 입맛만 다시게 됐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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