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떡볶이집 삼계탕, 찌개집 짜장면.. '만물' 식당?

서유정 2016. 2. 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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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해외여행객들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한국에 대한 인상을 좌우하는 것 중 하나가 음식일 겁니다.

우리나라 음식, 독특하고 맛있는 것 참 많죠.

그런데 우리나라 관광명소 명동의 요즘 음식가 풍경을 보시면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서유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명동의 한 떡볶이 전문점.

식당을 들어가는 입구에 떡볶이와는 무관한 삼계탕과 갈비탕, 심지어 훈제오리 등 수십 가지 요리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잡채와 해물파전, 불닭발 등 없는 게 없는 다양한 메뉴들이 떡볶이 전문점이란 간판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식당 관계자]
(이 많은 메뉴를 다 어떻게 만드시는 거예요?)
"주방의 노하우가 있는 거죠. 사장님의 노하우가..."

가격은 훈제오리와 미니족발이 각각 2만 5천 원.

일반 전문 식당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쌉니다.

유명 샤브샤브 전문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돼지고기 숙주나물볶음, 김밥, 라면, 떡볶이까지 분식 메뉴를 총망라해 놨습니다.

전통 있는 김치찌개 집에서는 짜장면을 팔고 있고, 죽 전문점에서는 막국수나 비빔밥을 파는, 장르를 초월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 기자 ▶

대표 메뉴가 버젓이 있는 전문 식당들이지만 한식, 중식 할 것 없이 수십 가지 종류의 메뉴를 놓고 손님을 맞고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 리포트 ▶

한국 음식을 맛보기 위해 방문한 외국관광객들.

그 다양한 취향을 우리 가게에서 다 맞추겠다는 의욕이 온갖 음식을 죄다 만드는 경쟁으로 벌어지는 겁니다.

[식당 관계자]
"다른 집들도 대부분 그래요. 외국 분들 많이 오시니까 라면하고 이런 거 막 드신단 말이에요."

문제는 음식의 질.

일본인 관광객으로 가장해 떡볶이집에서 삼계탕을 시켜봤습니다.

메뉴판을 봤을 땐 따뜻한 뚝배기에 한가득 담겨 나올 것 같았던 삼계탕은 온기 하나 없이 다 식어 나왔고, 당황한 손님 표정에 직원은 결국 가지고 왔던 삼계탕을 다시 가져가 끓입니다.

[식당 관계자]
(삼계탕은 식어서 나오던데?)
"닭은 익혔는데, 국물은 데워서 드시라고..."

미니 족발도 푸짐해 보이던 메뉴판과는 달리 뼈에 살이 간간이 붙어 있는 수준.

한 식당에서 2~30가지의 메뉴를 만들다 보니 음식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식당 관계자]
"솔직히 바쁠 때 많이 시켜 드시거든요. 아무래도 질이 낮은 것을 드린 것 같아서..."

매출을 위해 전문점이라는 자부심과 장점을 포기한 셈인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판매하는 음식에 외국 관광객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묘옌원/중국인]
"(식당에서) 뭐 이것저것 다하고, 전문 식당에서 하는 것보다 맛도 없고 가격도 비싸요."

[이훈/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
"고객이 이걸 찾는다고 메뉴를 다양화하는 것만으로는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거죠, 그걸로 인해서 관광객들은 실망을 하고..."

한국 음식에 대한 감탄이 아니라 대충대충이라는 불신을 주는 건 아닌지 만물식당에 불편한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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