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첼시 리에게 필요한 건 '동업자 정신'
[바스켓코리아 = 용인/김우석 기자] 부천 KEB하나은행 소속 센터 첼시 리(28, 188cm) 일리걸 스크린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리는 6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16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출전했다. 기록은 다소 평범했다. 10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접전 끝에 63-58로 삼성생명을 물리쳤고, 1.5게임을 앞선 단독 2위를 유지했다.
1쿼터 리는 잠잠(?)했다. 본인도 많이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많이 의식을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2쿼터부터 리는 다시 특유의 승부욕을 자제하지 못했다. 자신을 마크하는 허윤자, 배혜윤을 연달아 코트에 쓰러(?) 뜨렸다. 두 선수는 한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허윤자는 부축을 받고 벤치로 돌아가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오랜 농구 경력으로 플라핑에 가까운 플레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펼친다는 허윤자 임을 감안해도 당시 충격은 적지 않아 보였다.
배혜윤 역시 리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코트에 넘어졌다. 허윤자에 비해 충격은 크지 않았지만, 넘어지는 강도는 만만치 않았다. 삼성생명 벤치에 있는 코칭 스텝과 선수들은 일제히 일어서 항의를 했다. 적절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앞선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던 순간으로, 어느 누구도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 결과는 당연히 벤치 테크니컬 파울.
하나은행 리는 오펜스를 파울을 당했지만, 삼성생명은 테크티컬 파울로 인해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허용했다. 그리고 4점을 허용했다. 추격 흐름을 만들고 있는 삼성생명 입장에서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도 리는 스크린과 관련한 무리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장면들을 많이 연출했다. 최근 리는 인터뷰를 통해 ‘본인은 일리걸 스크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했다. 아마도 자신이 스크린과 수비를 펼치는 동영상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스크린의 기본 원칙은 ‘실린더’다. 하지만 리는 이 부분에 대해 잘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이전 경기에 비해 개선된 모습은 보였지만, 다소 흥분된 모습을 보였던 2쿼터에는 앞선 경기들과 많이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먼저 수비수와 힘으로 매치를 이루는 상황에서 팔을 사용하기 일쑤였고, 자신보다 훨씬 작은 체구의 선수들을 밀어내는 모습들이 자주 연출했다. 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일리걸 스크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몸싸움이 많다. 연습 때도 그런 플레이를 하면 상대 선수도 똑같이 한다. 여기서도 그렇게 하면 선수들이 넘어지기 때문에 나쁘게 본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리 플레이의 문제는 스크린 과정에서 사용하는 팔꿈치와 팔의 움직임, 그리고 자신의 신체를 상대에게 지나치게 기댄다.
즉, 팔꿈치와 팔의 사용과 실린더 룰을 어기고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실린더 룰은 서로의 힘이 똑같이 혹은 사용할 때 발생한다. 하지만 리는 무조건 자신의 힘을 이용하는 부분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다.
모든 농구 전문가들은 공감은 하지만, 리 플레이에 대해 크게 언급하지 않는다. 국가대표와 관련해 민감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
리는 시즌 초반 ‘한국인’과 관련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WKBL에 연착륙했다. 리는 한국인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과도한 신체 사용에 대한 문제는 규칙 등에 관련된 문제보다는 발생할 수 있는 큰 부상에 대한 ‘동료애’를 먼저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
룰과 관련한 논란에 앞서, 강한 신체 접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에 대해 코트에 나서는 선수 자신들이 서로를 보호를 해줘야 한다. 하지만 강한 승부욕으로 인해 팀 승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리는 자신의 플레이에 포함되어 있는 무리함, 상대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신체 접촉이 많은 농구 경기에서 포함되어야 하는 동료애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한국인으로 인정받은 리는 앞으로 적지 않은 시즌 동안 WKBL에서 뛰어야 한다. 그렇다면 상대 선수 팀이라 할 지라도 분명히 ‘동업자 정신’은 필요하다. 어느 구장에 가도 리 플레이에 대해 많은 관중들이 ‘페어플레이’를 이야기한다. 팬 들은 룰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WKBL 경기가 펼쳐지는 6개 구장에서 모두 리에 대해 언급한다면 분명히 잘못된 부분은 존재한다는 점이다.
경기 후 박종천 감독은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어 리에게 스크린과 관련된 많은 훈련을 시키고 있다. 손과 엘보 그리고 몸을 사용하는 부분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본인도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오빠들하고 농구를 많이 해서 그런지 터프함이 심한 것이다 또, 우리 팀 선수들이 순한 편인데, 리가 승부욕이 강하다. 지금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시 되고 있다. 리가 ‘스크린’과 관련된 논란을 빨리 잠재울 수 있다면 더욱 더 알찬 봄 농구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은행이 될 것 같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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