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책임대국' 역할 요구해야"..'한중정상 통화' 전문가 진단

2016. 2. 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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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한반도 핵문제 해결 위해 깊은 논의 했을 가능성" "中, 한국에 성의표시..北 포기 않는 '중국식 병진전략' 드러내"

"양국 정상, 한반도 핵문제 해결 위해 깊은 논의 했을 가능성"

"中, 한국에 성의표시…北 포기 않는 '중국식 병진전략' 드러내"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의 4차 핵실험 한 달 만에 이뤄진 한중 정상의 통화는 양국 관계에 대한 중국의 '성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북핵 해법에 대한 견해차도 뚜렷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국내 한중관계·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간 이번 통화를 "굉장히 무게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이 주요 2개국(G2)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설득과 압박 전략을 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다음은 이번 한중 정상 통화에서 나타난 한중관계 상황과 향후 외교 방향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 및 제언.

◇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 정상의 통화 외교가 거의 없는 중국이 한국과 45분간 정상 통화를 한 것은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정상들 간 대화는 중국이 내부적 논의를 마치고 미중 외교장관 회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방북 등 주변국과도 충분히 신중하게 논의한 후에 한국과 이 상황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무게가 있었다.

한중 간 우호관계가 유지되고 있고, 중국이 내부적으로 신중한 논의를 했으며 결과를 한국과 나누고 싶다는 점을 나타낸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기본적인 입장 표명만 하려고 통화를 했다면 45분이란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 같다. 외부에는 (양국의) 기본적 입장이 나왔지만 양 정상 간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깊은 논의가 있었을 걸로 본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등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급격히 미일 동맹으로 다가가는 것을 막는다는 전략적 의미도 있었다고 본다.

미국과 국제 질서나 기준에 대해 경쟁하는 중국으로서는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국제사회가 공조하는 대북 제재에 일정 부분 (동참할) 책임이 있는 대국임을 부각시킨 것을 중국으로서도 중요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 중국 측에서 먼저 통화 제의를 한 데는 한중관계도 나름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본다. 과거처럼 북한만 끌어안고 가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9월 전승절 행사에도 참석하고 중국에 성의를 보였는데 (시진핑 주석이) 전화통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에 부담되고 있었다. 이 점이 중국으로서도 부담이 돼 성의 표시 차원에서 전화 제의를 하게 된 것으로 본다.

통화의 실질적 내용에 있어서는 양측이 기본적 입장을 강조한 것 이외에 구체적 성과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중국은 북핵문제에 있어 전화 통화를 하는 것과 대북 제재 결의안, 한미의 입장에 동조해 주는 것은 별개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에게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요구하는 것이 좋다. 지역 강대국이고 이해 관계자이며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라는 것은 명분인 동시에 압박이 된다. '관중의 국제정치'라는 말이 있는데 국제정치 행위자들이 하는 역할을 관중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이란 전략적 자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중국도 과거에 비해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상당히 올라갔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런 전략적 중요성을 우리 나름대로 최대한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번 한중 정상 통화는 성과라면 성과라고 볼 수 있지만, 아직은 판단하기에 시기상조라고 본다. 결국,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이번 통화가 유의미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아직 시작 단계인 것이다.

한반도 지정학, 미중 간 군사적 경쟁, 중일 간 역사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이 항상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행동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다. 국가의 가장 근본적인 행동원리, 기준은 자국의 이익 추구다. 결국 아직은 중국의 국가 이익과 한국 등 주변국가들의 이익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은 북한 때문에 손해보는 것도 많지만, 북한을 버리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일종의 '중국식 병진 전략'이다.

북한이 생존 차원에서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비등점에 가지 않으면 변화가 없을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핵 문제로 북을 보호하느냐, 버리느냐 지점까지 가지 않으면 전략적 선택 전환이 어렵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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