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쇠고기 사셨나요? 마블링에 대한 오해와 진실

피용익 입력 2016. 2. 6. 15:52 수정 2016. 2.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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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설은 추석과 더불어 한우 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이다. 특히 높은 등급의 한우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분들에게 대접할 쇠고기로 인기가 좋다.

그러나 등급이 높다고 반드시 좋은 고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행 한우 등급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오히려 등급이 높을수록 건강에는 해로울 수 있다.

현행 한우 등급은 마블링으로 예비등급을 판정한 뒤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에 하자가 있으면 등급을 내리는 방식으로 1++, 1+, 1, 2, 3의 다섯 개 등급으로 정해진다.

마블링이란 빨간 쇠고기 육질 사이에 하얀 눈꽃이 핀 것처럼 빼곡히 박힌 지방질이다. 대리석 문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일단 지방이 많아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름은 어떤 재료든 맛있게 만든다.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가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맛을 기준으로 본다면 현행 한우 등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문제는 쇠고기 기름이 포화지방산이란 점이다.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혈액에 쌓이게 된다. 혈액이 기름 때문에 걸죽해지면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축산업자들은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소에게 옥수수를 먹인다. 옥수수는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 사료값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결국 한우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몸에 좋지 않는 것을 위해 축산업자도 소비자도 열심히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4년 한 방송 프로그램은 비싼 값을 받기 위해 쇠고기에 팜유를 주입해 가짜 마블링을 만드는 현장을 적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우협회는 1인당 1년 쇠고기 소비량이 10kg도 안 되기 때문에 마블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한우는 수입 쇠고기보다 올레인산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한우 등급 판정 기준 개선안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마블링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견 대립이 첨여한 데다 등급 기준을 바꿀 경우 축산농가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맞선다.

마블링이 신경쓰인다면 등급이 조금 낮은 쇠고기를 구입한 뒤 숙성을 통해 연한 맛을 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피용익 (yonik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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