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못쓰고 사라지는 통신사 포인트..연간 5000억

박은수 기자 2016. 2. 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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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편집자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저는 6만점입니다. 남편은 10만점, 친구는 8만점, 부모님은 4만점, 직장 동료는 5만점이네요. 연초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 핸드폰을 쓰는 10대에서 70대 이상까지는 다양한 점수대의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앞으로 1년 후 12월 말이 되면 또 각자의 성적이 갈리겠죠.

지난해 저는 6만점 중 절반이 안되는 2만8000점을 썼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제가 간 곳이라곤 '별다방'에서 쓴 56회가 전부더군요. 한달에 4.5회꼴이니 1주일에 한번씩은 '별다방'에 들른 셈입니다. 참 부지런히 쓴다고 썼는데도 말이죠. (심지어 카드 발급도 안한 직장선배도 있습니다.)

혜택은 더 다양합니다. 영화/공연, 편의점, 베이커리, 카페, 피자, 패밀리레스토랑 등등. 하지만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실제로 많지 않습니다. 만 3세 아이를 데리고 영화를 보기도 어렵고 집 근처엔 OO25 편의점도 없으니까요.

최근 이렇게 사라지는 포인트가 한해 50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몇 년 새 유효기간도 7년→5년→2년→1년으로 줄었습니다. 통신사에 대한 저의 충성도와 함께 말이죠.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찾아봤습니다.

“6~7만원 요금제 쓰다 알뜰폰 쓰니 3만원대. 매달 3~4만원어치 현금 포인트가 쌓이는 셈”, “멤버십 포기하고 알뜰폰 가겠다”는 글들이 눈에 띕니다.

댓글을 보고나니 최근 20~40대 알뜰폰 가입자가 급증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기본료 0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우체국 알뜰폰의 가입자 규모가 올 1월 4일부터 15일까지 총 6만5571건에 달합니다. 하루 평균 가입자도 6500건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0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지난 4일에는 폭증하는 고객을 감당하지 못해 알뜰폰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더 똑똑하고 현명해졌습니다. 내 지갑에서 나온 돈으로 받는 혜택이니 못쓰고 사라지면 속이 탑니다. 못 쓰는 서비스 대신 가격을 내리라고 성토합니다.

이마저도 듣지 않으니 대안을 찾아 떠납니다. 마땅히 써야 할 돈을 아끼는 통신사 입장에선 이 같은 흐름이 억울하진 않겠죠?

박은수 기자 utopia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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