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vs 정상근무' 업종별로 다른 산업현장 명절

2016. 2. 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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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 연휴에 주변 상권도 휴무..석유화학·비철은 정상가동
'명절 연휴'…빈자리 많은 현대차 주차장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연휴 첫날인 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주차장에 차량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설 연휴를 맞아 이날부터 11일까지 휴가에 돌입했다. 2016.2.6 yongtae@yna.co.kr
<<연합뉴스 자료사진>>
설 연휴에도 일하는 근로자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연휴 첫날인 6일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조정실에서 근로자들이 모니터를 보며 공정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재가동을 할 때 최소 며칠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이 과정에서 원료 손실도 크기 때문에 명절이나 연휴에도 공장이 멈추지 않는다.
'연휴에도 근무는 계속된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연휴 첫날인 6일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조정실에서 근로자들이 모니터를 보며 공정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재가동을 할 때 최소 며칠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이 과정에서 원료 손실도 크기 때문에 명절이나 연휴에도 공장이 멈추지 않는다.

자동차·조선 연휴에 주변 상권도 휴무…석유화학·비철은 정상가동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설 연휴가 시작됐지만, 울산 산업현장의 명절 풍경은 업종별로 다르다.

전 직원이 여유롭게 연휴를 누리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고향과 가족의 넉넉함을 그리워하며 평소와 다름 없이 일터에서 명절을 보내는 근로자들도 적잖다.

자동차와 조선은 공장을 아예 세우고 연휴에 들어갔지만, 장치산업인 석유화학 및 비철금속 업계는 공정을 멈추기 어려워 현장 근로자들이 정상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 '자동차·조선' 수만 명 일제 휴가에 주변 상권도 장기휴업

연휴 첫날인 6일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인근 상가.

4차로를 사이에 두고 공장 울타리를 따라 길게 늘어선 음식점과 상점 대다수가 휴가를 알리는 안내문을 내붙인 채 영업하지 않았다.

이들 중에는 현대차 연휴기간(6∼11일)에 맞춰 6일간 쉬는 곳도 눈에 띄었다. 보통 상점이 긴 연휴에도 2∼3일가량만 쉰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휴업'인 셈이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와 단독주택 밀집지 등 주거지가 형성돼 있지만 사실상 '주 고객'인 현대차 직원들이 없는 만큼 차라리 푹 쉬겠다는 계산이다.

하루 3만4천여 명이 근무하는 공장이 휴가에 돌입하고, 주변 상권마저 덩달아 휴업하면서 차도 사람도 평소보다 많이 줄어든 거리는 한적한 느낌마저 들었다.

양정동에 사는 조모(여·28)씨는 "평소에도 공장이 쉬는 일요일에 배달음식점들이 거의 문을 닫아 음식을 시켜 먹지 못할 정도다"면서 "대다수 상점이 현대차 근로자들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명절 휴가도 같이 보내는 게 관례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있는 동구도 마찬가지다.

이들 조선소에는 각각 6만5천여 명과 1만 명의 근로자가 근무한다.

약 7만5천 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5∼6일간 휴가를 떠나면서 전하동과 서부동에 밀집한 상권도 긴 휴가에 들어갔다.

북구 효문공단과 매곡공단, 울주군 온산공단, 경주 외동공단 등지에 밀집한 자동차·조선 협력업체들도 모기업 연휴 일정에 맞춰 휴무에 돌입했고, 그 영향은 주변 상권에도 미치고 있다.

◇ '석유화학·비철' 공장 세우면 막대한 손해…현장직 정상근무

같은 날 오전 6시 30분께, 남구 고사동 SK에너지 울산공장에는 어김없이 통근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10여 대의 버스에서 내린 300여 명의 근로자는 출근 체크를 하고 근무지로 향했다. 이들은 맡은 자리에서 시스템을 점검하거나 공정 안전을 확인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일과를 시작했다.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한 직원들이 이곳저곳에서 목격되는 공장 풍경에서는 명절의 여유로움은 찾을 수 없었다.

이 공장 직원 3천여 명 가운데 현장직 1천400여 명은 연중 공장이 멈추지 않도록 4조 3교대로 근무한다. 공정이 연속해서 이어져야 하는 장치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조별 300여 명씩 하루에 약 1천 명의 근로자가 정상 근무한다.

울주군 LS니꼬동제련 울산공장도 전체 종업원 700여 명 가운데 450여 명의 생산직이 4조 3교대로 근무한다. 동광석에서 구리를 비롯해 금, 은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1천200도 이상의 고열을 유지하는 용광로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24시간 내내 100여 명의 인력이 상주하는 이 공장에서도 연휴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장현남(37) 제련1팀 직원은 "가족, 친척과 명절의 넉넉한 시간을 갖고 싶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한다는 자긍심을 느끼면서 일한다"면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비슷한 처지의 근로자가 많을 텐데 이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올해도 우리 산업과 경제가 성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울산공장도 하루에 600여 명의 현장 근무자가 출근하는 등 석유화학이나 비철금속 제조업체 대다수는 명절 연휴와 상관없이 24시간 가동한다.

석유화학이나 비철 산업은 각 공정 라인이 연속해서 가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동을 멈추거나 재가동할 때 최소한 며칠의 시간이 걸리고 이 과정에서 원료 손실도 크기 때문에 중단없이 공장을 돌리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수의 현장직은 정상 출근하고, 사무직만 명절 연휴를 보낸다.

현장직이 가족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기회는 공장 정기보수 기간이나 동료의 양해를 얻어 개별휴가를 사용할 때뿐이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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