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까지 같은 남매, 동생 이민지의 생각은?

손동환 2016. 2. 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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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삼성 이동엽 신한은행 이민지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전 잘 모르겠어요(웃음)”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지난 5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KCC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구리 KDB생명 위너스를 74-71로 격파했다. 신한은행(12승 15패)은 3위 용인 삼성생명(14승 13패)를 2게임 차로 위협했다.

전형수(38) 신한은행 감독대행은 경기 전 “(최)윤아와 (김)규희가 출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무리하게 뛰는 건 두 선수에게 큰 스트레스일 것이다”며 주축 가드의 부재를 이야기했다.

최윤아(170cm, 가드)와 김규희(171cm, 가드)는 무릎이 좋지 않다. 벤치에 앉았으나, 동료의 플레이를 바라봐야 했다. 윤미지(170cm, 가드)와 이민지(174cm, 가드)를 응원할 뿐이었다. 특히, 윤미지는 40분 내내 뛰었다. 경기 종료 37.8초 전 결정적인 3점포(71-66)로 팀 승리를 만들었다.

이민지의 기여도 역시 컸다. 이민지는 경기 전 퓨쳐스리그에서 약 15분을 뛰었다. 정규리그에서 35분 16초를 소화했다. WKBL 데뷔 후 가장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낸 것. 9점(3점슛 : 3/7) 5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3) 4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이민지는 기록 이상의 가치를 보여줬다. 마케이샤 게이틀링(197cm, 센터)과 2대2로 신한은행의 핵심 공격 패턴을 주도했다. 영리하고 날카로운 패스, 고비마다 정확한 3점슛, 수비와 리바운드를 향한 집념이 어우러졌다.

전형수 감독대행은 경기 후 “(윤)미지 혼자 끌고 가는 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오늘처럼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3점도 잘 넣어줬다. 남은 시즌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다”며 이민지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적장인 김영주(48) KDB생명 감독 역시 “우리는 식스맨 싸움에서 졌다. 신한은행 쪽의 윤미지나 이민지한테 슛을 맞으며 졌다. 특히, 이민지에게 슛을 맞은 것이 컸다”며 ‘이민지’를 ‘패인’으로 꼽았다.

이민지는 2016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2라운드 2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이호근 전 삼성생명 감독의 딸이자 서울 삼성 이동엽(192cm, 가드)의 동생으로 주목받았다. 선일여중 시절부터 경기 운영 능력과 패스를 갖춘 가드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많은 것이 부족했다. 수비 적응도와 슈팅, 힘 등 모든 것이 선배들보다 부쳤다. 하지만 퓨쳐스리그와 정규리그를 동시에 뛰며, 실전 감각을 쌓았다. 실전 감각으로 얻은 자신감이 KDB생명전 맹활약을 만들었다.

눈여겨볼 부분이 또 하나 있다. ‘오빠’ 이동엽과 ‘동생’ 이민지의 자세가 비슷한 것. 이동엽-이민지 남매는 거의 동일한 드리블과 패스 동작을 지니고 있다. 남매의 ‘농구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문득, 이민지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질문을 받은 이민지는 “주위에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웃음)”며 미소 지었다. “(오빠의 자세와 비슷하다고 해서) 기분이 나쁜 건 전혀 아니다(웃음)”며 ‘실제 남매’의 정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민지는 분명 신한은행에 힘을 줬다.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가능성만큼 가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다. 본인도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를 많이 놓쳤다. 나에게 50점을 주고 싶다. 특히, 마지막 수비에서는 토킹(수비수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아직 승부처를 뛰는 게 익숙하지 않다. 정신없다(웃음)”며 냉정하게 받아들였다.

신한은행은 주축 자원의 부상과 좋지 않은 몸 상태로 힘들어한다. 김단비(180cm, 포워드)에게 수비가 집중된 상황. 신한은행에 깜짝 스타가 필요했다. 이민지가 그랬다. 전형수 감독대행은 깜짝 스타의 활약에 안도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KBL, WKBL
사진 설명 = 이동엽(서울 삼성, 왼쪽)-이민지(인천 신한은행,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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