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명가' 삼양식품 끝없는 추락 이유는?

민동훈 기자 2016. 2. 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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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7.1%, 영업이익 27.5% 급감, 불닭볶음면 인기 시들, 영업력도 부재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지난해 매출 7.1%, 영업이익 27.5% 급감, 불닭볶음면 인기 시들, 영업력도 부재]

그래픽=김다나 디자이너

'라면 명가' 삼양식품의 추락이 한없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인 농심과 오뚜기가 프리미엄 짜장, 짬뽕을 앞세워 침체된 라면시장 부흥을 이끌고 있는 반면 삼양식품은 신제품, 마케팅 역량 등에서 밀려 3위 자리조차 위태로운 상황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7.5% 감소한 6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7.1% 줄어든 2844억원, 당기순이익은 94.4% 급감한 4억원에 그쳤다.

주력 제품인 '삼양라면'과 '붉닭볶음면'이 경쟁사의 프리미엄 라면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탓이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양식품 시장점유율은 2014년 13.3%에서 지난해 11.4%로 1.9%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진짬뽕 열풍을 일으킨 오뚜기는 16.4%에서 18.3%로 1.9%p 올랐다. 농심이 60%대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와의 격차마저 더 벌어진 것이다. 업계 4위인 팔도는 0.6%p 늘어난 8.7%의 점유율로 삼양식품을 바짝 뒤쫓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라면 가격이 8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반면 라면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영업환경이 악화 됐다"며 "지난해 계열사 부당지원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은 것도 당기순이익 감소 요인"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본사 전경/사진=머니위크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보다는 삼양식품의 신제품 개발능력과 마케팅 역량 부재를 실적악화 원인으로 지목했다.

농심과 오뚜기, 팔도가 지난해 상반기 일제히 프리미엄 짜장을 선보이며 마케팅 전쟁을 벌인 반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9월에서야 갓짜장을 출시했다. 프리미엄 짬뽕 출시도 지난해 11월로 라면 4사 가운데 가장 늦었다. 그마저도 경쟁제품에 밀려 편의점 입점조차 늦어질 못할 정도로 영업력 부재가 심각한 상황이다.

2013년 출시한 불닭볶음면 이후 마땅히 히트한 제품도 없다. 2014년 삼양식품의 깜짝 실적을 이끈 '불닭볶음면'마저 매출 순위가 2014년 9위에서 지난해 12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선보인 '허니치즈볶음면' '어뎅탕면' 등도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라면 가격 담합조사에서 과징금 감면을 목적으로 삼양식품이 리니언시(자진신고)를 선택, 업계에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초 대법원 판결로 삼양식품을 제외한 라면 3사가 무죄판결을 받아 '나홀로 살겠다'며 거짓 신고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써 기업이미지가 더욱 나빠졌다.

2011년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고 전중윤 명예회장 뒤를 이어 단독경영에 나선 이후 계열사 부당지원, 오너 일가 부당이익 편취, 페이퍼컴퍼니 논란 등 잇따라 구설에 오른 것도 삼양식품 추락을 부채질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전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추진한 외식업, 우유사업 등 신사업이 부침을 겪고 있는 것도 삼양식품 추락에 일조했다"며 "주력인 라면에서도 늦은 의사결정 탓에 시장 흐름을 쫓지 못해 실적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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