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전훈 연습경기, 꼭 이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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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꼭 이겨야 한다.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연변푸더로 이적한 윤빛가람은 지난달 30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풋볼리스트’와 만난 FC서울과의 연습경기(2월 2일)를 걱정했다. 연변은 같은 날 벌어진 대전시티즌과의 연습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는데, 윤빛가람은 “서울전에서 지면 안 된다”라고 했다. 같은 팀에서 뛰는 하태균과 김승대도 같은 생각이었다.
‘모든 경기는 이기는 게 더 좋지만, 연습경기는 성격이 좀 다르지 않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연습경기는 연습경기다. 많은 감독들이 국가대표 친선경기도 과정의 하나라고 하지 않나. 아직 팀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치르는 연습경기는 친선경기보다 더 승패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선수: “지면 안돼” vs “져도 돼”
리그를 불문하고 가고시마와 키리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국 선수들은 “지면 안 된다”라고 못을 박았다. 윤빛가람은 “지면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전은 아니지만, 실전과 비슷한 면이 있다.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러려면 이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태균은 “지난 시즌 중반에 대전에서 대전시티즌과 친선경기를 한 적이 있다. 동료선수들에게 친선경기라도 절대로 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경기에서는 이기는 게 팀 분위기를 만드는데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유상훈도 “절대 지면 안 된다”라며 “모든 경기는 이기는 게 더 좋다”라고 말했다.
국적이 다르거나, 다른 리그에서 오래 뛰었던 선수들의 생각은 좀 다르다. J리그 출신으로 서울에서 뛰는 다카하기 요지로는 “전지훈련 때는 새로운 선수들도 많고,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승패보다는 새로운 전술을 연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좀 더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시미즈S펄스의 정대세도 “일본에서는 연습경기는 연습경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감독: “패해도 되지만…”
감독들은 선수들보다 승패에 조금 더 유연한 편이다. 박태하 연변 감독은 “전지훈련지에서 하는 연습경기는 우리의 틈을 찾아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지고 이기고는 큰 상관 없다”라고 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승패가 큰 의미가 없다”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감독들은 단서를 달았다. 어떤 패배에도 등급이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지는 것은 화나지 않는데, 왜 지는지 모르고 지는 것은 팀에 독이다. 그럴 때는 분명히 선수들에게 이상이 있다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의지가 떨어지거나, 계속해서 같은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전체적으로 정리해보면, 한국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승부욕이 더 강하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이기길 바란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연습경기라도 지면 기세에서 밀란다고 생각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K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어려서부터 무조건 이기는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승부욕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승리에 골몰하다 보면 각 과정에서 집중해야 하는 부분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질 위험성도 있다. 하지만 몇몇 관계자들은 한국의 그런 근성이 K리그의 강력함을 이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론 내기 어려운 문제다. 과정도 챙기면서 승리하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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